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소프트웨어(SW), 전기전자, 자동차 등 기술탈취 빈발 업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을 위촉해 기술탈취를 선제적으로 적발한다.
공정위는 4일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술탈취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대기업의 기술탈취 혐의 등에 대한 제보 기능을 담당하는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 12명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들은 기술탈취로 인한 생존 위협에도 대기업의 보복 우려로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실정이다. 앞으로 공정위는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을 통해 적발된 법위반행위에 대해 엄정 제재할 방침이다. 감시관은 하도급분야 최일선에서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방해하는 기술탈취행위를 감시하는, 암행어사와 같은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공정성장 경제환경의 실현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기술탈취행위에 대한 촘촘한 감시, 엄중한 제재는 물론, 예방·보호·재기 전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통합적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남 부위원장은 기술탈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계(3명), 전기·전자(2명), 자동차(2명), SW(2명), 범업계(3명) 등 총 12명의 기술보호 감시관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대기업의 기술탈취 혐의 등을 공정위에 적극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기술보호 감시관은 원·수급사업자 간 하도급거래 현장에서 발생하는 원사업자의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행위, 기술자료 유용행위 등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공정위에 수시 제보하고, 공정위는 감시관의 제보 내용을 수시 직권조사의 단서로 활용해 신속히 조사할 예정이다.
기술보호 감시관으로 위촉된 A씨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우회적인 기술탈취까지 뿌리 뽑을 수 있도록 공정위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성택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우리 중소벤처기업들이 기술 혁신에만 온전히 매진할 수 있는 공정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견고한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공정위는 중기부, 지식재산처, 경찰청 등 기술탈취 유관기관과 실무회의를 정례화해 하도급 거래관계에서의 기술탈취 혐의에 대한 정보 공유도 활성화할 계획이. 또한, 기술탈취 담당 조사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수시 직권조사를 확대 실시하는 등 법집행도 전면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기술탈취 피해사실 입증책임을 피해기업으로부터 가해기업에게로 전환하고,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및 공정위 자료제출의무를 도입함으로써, 손해배상 소송과정에서 피해기업의 기술탈취 입증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시킬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공정위가 부과·징수한 과징금을 재원으로 하는 피해구제 기금을 마련해, 기술탈취 등 불공정거래 피해기업에 대한 융자, 소송지원, 기타 피해예방, 권익증진 사업 등 직접적인 피해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