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가 게임산업법상 본인인증제도의 헌법적 타당성과 실효성을 짚은 정책 보고서를 내놨다. 폐지된 강제적 셧다운제의 법적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GSOK는 'GSOK 정책연구' 제10호 보고서 '강제적 셧다운제의 유산-게임산업법상 본인인증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을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게임산업법상 본인인증 및 법정대리인 동의확보제도를 집중 분석한 보고서다.
GSOK 정책연구는 매 분기 발간되는 정기 정책 리포트다. 산·학·관·민이 공감할 수 있는 건강한 게임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번 10호에서는 2011년 셧다운제 시행과 함께 도입된 본인인증제도가 기술·시장 환경이 급변한 현재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보고서는 본인인증제도가 △모든 이용자에게 실명 인증을 강제함으로써 익명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청소년의 문화 향유권을 부모 동의에 종속시키며 △성인에게도 불필요한 절차를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대량 수집함으로써 데이터 유출 위험을 높이고, 다수 청소년이 VPN이나 타인 명의로 우회 접속하는 등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제도가 국내 PC 온라인게임에만 적용되고 모바일·콘솔·해외 플랫폼에는 적용되지 않아 국내 사업자만 규제 부담을 떠안는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OTT·음악 등 타 문화콘텐츠에는 유사한 규제가 없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개선책으로는 △청소년유해매체에 한정된 연령확인 중심 제도 전환 △생체인증·블록체인 등 다양한 인증수단 허용 △가정 및 업계의 자율규제 강화가 제시됐다. 보고서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이후 본인인증제도의 법적 근거가 약화된 만큼, 정부의 사전 통제보다 이용자 권리와 산업 발전의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기 GSOK 의장은 “현행 본인인증제도는 도입 취지가 약화되고 기술 환경은 급변했음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게임 정책은 사회적 환경 변화와 기술혁신 속도에 맞춰 지속적으로 점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