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폭증에…“낸드, 데이터센터가 모바일 추월”

샌디스크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진=샌디스크)
샌디스크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진=샌디스크)

낸드플래시 시장이 전환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확대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가 모바일에서 데이터센터로 뒤바뀔 것이란 분석이다.

데이비드 게클러 샌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내년은 낸드 시장에서 데이터센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기존에는 모바일 시장이 1위였으나, 변곡점이 나타나 데이터센터 성장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낸드 응용처 비중은 모바일 31.4%,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기업용 스토리지(저장 장치) 20.9%, 소비자 기기 15.6% 순서로 집계됐다.

샌디스크는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모바일에서 데이터센터로 최대 수요처 전환을 예상한 것이다. AI 생성물을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용 대용량저장장치 수요가 늘고 있는데, 저전력에 내구성이 뛰어난 낸드 기반 SSD가 이에 적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클러 CEO는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2030년까지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10% 중반에서 후반 수준의 SSD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 전에는 내년 데이터센터 부문 수요 성장률을 20% 중반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지금은 40% 중반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시장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샌디스크 목표는 적정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샌디스크는 내년 말까지 낸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며 2027년 이후 물량 납품 요청까지 받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이에 공장 가동률을 100%로 올렸다고 밝혔다.

이같은 시황 전망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도 일치한다. 양사는 최근 실적 설명회에서 내년 물량이 모두 판매(완판)됐다며 메모리 초호황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