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제때 퇴출되지 못한 한계기업을 대한민국 경제 성장 둔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자체 정화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정작 신사업에는 적절한 금융지원이 제공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12일 '경제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퇴출 고위험기업이 실제 퇴출되고 산업 내 정상기업으로 대체됐다면 국내 투자는 3.3%, 국내총생산(GDP)은 0.5%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9년 기간 동안 퇴출 고위험기업의 비중은 전체 표본의 3.8%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된 반면, 실제 퇴출된 기업은 2.0%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은은 약 12만여 개 외감·비외감 기업의 재무정보 및 퇴출여부를 포함하는 기업패널데이터를 활용했다.
보고서는 “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는 기업 수익성 악화에 따른 투자 부진에서 비롯됐지만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경제의 정화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으면서 성장추세의 둔화가 심화됐다”고 진단하면서 “금융지원을 하더라도 기업의 원활한 시장 진입·퇴출을 통해 경제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생산성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신생기업들의 원활한 진입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