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도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며 운영 중인 경기비즈니스센터(GBC)가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사실상 '실적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석훈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남3)은 17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 종합감사에서 “해외 GBC 운영 실태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며 예산 집행과 성과 관리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을 촉구했다.
전 의원이 경과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GBC별 성약액(수출 신고필증 및 온라인 판매 증빙)'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쿄·쿠알라룸푸르·호치민·뭄바이·테헤란·타슈켄트·멕시코시티·뉴욕 등 8개 해외 GBC의 실제 수출 실적(수출 신고필증 기준)이 모두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도내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해 설치한 해외 거점 8곳이 1년 동안 단 1원의 수출 실적도 만들지 못했다”며 “도쿄·호치민 등 이들 GBC에 투입된 운영비만 17억원에 달한다. 일반 회사 지사라면 적자 운영으로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지역 GBC들의 성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선양 GBC는 약 3억원의 운영비를 쓰고 실제 수출 실적은 8만4000원에 그쳤고, 광저우 GBC는 4억원을 투입해 298만원 실적을 내는 데 그쳤다. 호치민 GBC는 3억8000만원의 운영비에도 수출 실적이 '0원'이었으며, 방콕 GBC는 3억원 운영비에 18만원, 자카르타 GBC는 5억8000만원을 쓰고도 1275만원 실적에 머문 것으로 보고됐다.
전 의원은 “운영비와 실적을 나란히 놓고 보면 '형편없다'는 표현조차 아까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은 “수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통상 2∼3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현지에서 MOU 체결이나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수출 지원기관의 존재 이유는 결국 수출 실적”이라며 “객관적인 결과가 '0원'으로 찍히는 상황 자체가 심각한 문제인데, 이를 '시간이 걸린다'는 말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맞섰다. 운영비 대비 성과가 지나치게 낮은 구조 자체에 대한 진단과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전 의원은 특히 GBC 사업의 구조적 문제로 '성과 부풀리기'와 '부실한 데이터 관리'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의회에 제출된 GBC 성과 자료가 '수출 추진 성약'이라는 모호한 단어 아래 과장·부풀려져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실제 수출 신고필증을 기준으로 다시 비교해 보니 MOU나 인보이스(송장) 단계에 불과한 건들이 성과로 잡혀 있었고, 이렇게 '0원짜리' 실적이 수두룩했다”고 지적했다.
자료 관리 실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전 의원은 “모스크바의 2023년 실적이 2024년 실적으로 포함되는 등 기본적인 연도 구분조차 제대로 안 된 자료가 제출됐다”며 “기초 데이터 관리조차 엉망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평가와 성과 관리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GBC 제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요구했다. 그는 “GBC를 운영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도민 세금이 얼마나 투입됐고 실제 수출 실적이 얼마인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조차 없다”며 “도민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예산 투입과 성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기준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과 검증도 없이 무작정 연봉 1억 원씩 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인건비 등 예산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요구했다.
전 의원은 “경과원의 GBC 운영 실태와 예산 낭비 여부를 계속 점검해 책임 있는 운영 체계가 자리 잡도록 하겠다”며 “도민 세금이 실제로 수출과 일자리,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지 냉정하게 따져보는 게 의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