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한강의 기적에서 나일강의 기적으로…이집트 '비전 2030' 달성 파트너는 한국”

이재명 대통령, 이집트 공식 방문
     (카이로=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영접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11.20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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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이집트 공식 방문 (카이로=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영접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11.20 xyz@yna.co.kr (끝)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비전 2030'의 가장 신뢰할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 국영신문 '알 아흐람'에 기고한 '한국과 이집트, 함께 한 30년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일궈낸 이집트인들의 원대한 여정에 함께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양국의 경제·문화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이집트는 모두 대륙·문화·교역의 가교라는 지정학적 운명 속에 불굴의 의지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집트는 나일강의 범람을 파피루스에 세밀하게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명을 일궜고, 한국도 한강을 중심으로 국가를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5년 양국 수교 이후 이집트의 삼성과 LG 공장에서 TV, 세탁기,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며 경제 교류의 성과를 평가한 이 대통령은 문화 분야에서도 “이집트에서 한국 음악과 드라마 얘기가 꽃을 피운다고 한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이집트를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배움에 목말라 초등학교 때 왕복 4시간을 걸어 다닌 기억이 있기에 교육의 힘을 잘 알고 있다”며 교육 분야에서도 교류 확대가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비핵화' 달성에 있어서도 이집트의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저는 남북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한과) 국제 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 모두 지역의 평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며 “이집트는 지난 2년간 가자지구 사태 속에서 중재국으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외교적 인내를 보여줬고, 대한민국도 지난 70여년간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여정을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꾸준히 동참해 온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일관되게 지지한 이집트 사이의 '평화 협력'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해 나흘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 4개국 순방 중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 이은 두 번째 방문국이다.

이 대통령은 20일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 공식 오찬 등 일정을 갖는다. 카이로 대학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신(新)중동 구상'을 알릴 예정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