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미래 기후 시나리오를 실제 환경에서 구현하는 전용 연구시설을 열었다. 기후변화 영향이 농업 생산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과학 기반 예측·적응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농진청은 26일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기후변화연구동' 개관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새 연구동은 인공지능(AI) 기반 기상·기후 예측 기술을 바탕으로 2050년과 2100년 수준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기상 조건을 정밀 조절해 미래 농업환경을 재현하도록 설계됐다. 농업생태계 변화를 통합 분석하고 기후 적응·완화 기술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연구동 규모는 2830㎡로 △에코돔 △미래강우동 △인공광·자연광 기후조절실 △기상·기후 인공지능 융합실로 구성된다. 에코돔은 토양·식물·대기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생태계를 통합 조절해 장기 변화까지 추적하는 공간이다. 미래강우동에서는 극한 강우와 최대 15% 경사 조건이 농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고 적응기술 효과를 검증한다. 기후조절실은 온도·습도·CO₂를 정밀 제어해 탄소저감 기술과 미래 작물 생육 반응을 연구하며, AI 융합실은 중장기 기상 예측과 농장 단위 재해 위험 예측 등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담당한다.
농진청은 이번 개관으로 농업 분야 기후변화 예측·적응·완화 기술 검증 기반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통계 검증 등과 연계해 2050 탄소중립 정책 수립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기후변화로 더욱 복잡해질 농업환경에 선제 대응하는 핵심 연구 기반이 될 것”이라며 “미래 기후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해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