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5% 하락…지배구조·감독 공백 '이중 리스크'

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미국 뉴욕 증시에서 5% 넘게 하락했다. 앞서 닷새 연속 상승세를 타던 흐름은 급제동이 걸렸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Inc는 전 거래일 대비 5.36% 내린 26.6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26.13달러까지 떨어지며 한때 낙폭이 7%를 넘기도 했다. 이날 거래량은 직전 거래일의 4.5배 수준까지 급증했다. 낙폭 기준으로는 지난달 5일(5.94%) 이후 한 달 만에 최대치다.

쿠팡 주가는 지난달 3일 (31.98달러) 이후 한 달 새 16.67%나 빠졌다. 올해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우려가 지속되는 데다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악재까지 겹친 영향이다. 쿠팡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 6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5% 늘어난 반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초기에 알려진 4500건 규모에서 실제 75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의 인증 정보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쿠팡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의문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배런스는 “쿠팡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사업 대부분은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았던 쿠팡이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주가가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쿠팡의 지배구조 역시 투자자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쿠팡은 매출 대부분이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본사는 미국에 있다. 이 때문에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미국 시장에서 주식을 팔아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쿠팡 클래스B 보통주 1억5780만299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보통주 지분율로는 8.8%에 불과하지만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지닌 덕분에 의결권 기준으로는 73.7%에 이른다.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보유 중이던 클래스B 주식 일부를 클래스A로 전환해 1500만주를 처분하며 약 4846억원을 현금화한 바 있다.

특히 김 의장은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에서도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이를 피했다.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동일인 판단 기준이 개정됐지만 정작 김 의장은 4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해 총수로 지정되지 않아 사익편취 금지와 친·인척 자료 제출 등 각종 의무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