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인수전' 발목 잡힌 넷플릭스... 美 소비자 “구독료 비싸져” 반대 소송

트럼프 정부 제동에 이어 소비자 반발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애플리케이션. 사진=EPA 연합뉴스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애플리케이션. 사진=EPA 연합뉴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인수하려던 넷플릭스의 시도가 트럼프 행정부 제동에 이어 이번에는 소비자 반대에 부딪혔다. OTT 이용자가 넷플릭스의 인수로 인해 구독료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제기한 소송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가 운영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HBO 맥스' 소비자 한 명은 전날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넷플릭스를 상대로 하는 집단소송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소송은 경쟁을 저해하는 합병을 금지하고 개인에게 소송권을 부여하는 반독점 법률 '클레이튼법'에 따라 제기됐다.

넷플릭스 로스앤젤레스 사옥. 사진=UPI 연합뉴스
넷플릭스 로스앤젤레스 사옥. 사진=UPI 연합뉴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브러더스를 720억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케이블 채널을 제외한 스튜디오와 HBO 맥스 등 스트리밍 사업을 인수할 계획이다.

다만 워너브러더스 인수 계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계약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면 그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 결정에 관여하겠다”고 예고해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이후 HBO 맥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까지 소송에 나선 것이다.

원고 측은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가 미국의 구독형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경쟁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사 합병 시 OTT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원고 측은 “넷플릭스는 이전에 워너와 같은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서도 구독료 인상 의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왔다”며 “(이번 합병안으로) 이미 경직되고 과점화된 시장에서 집중도를 대폭 높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넷플릭스가 주요 경쟁업체인 HBO 맥스를 인수하게 되면 워너 주요 지식재산권(IP)인 '해리포터' '슈퍼맨'과 '배트맨' 등 DC 코믹스, '왕좌의 게임' 시리즈 등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넷플릭스는 성명을 통해 “이 소송은 근거가 없으며, 원고 측 변호사들이 이 거래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워너 인수전에서 한 차례 밀렸던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전날 적대적 인수·합병(M&A) 개시를 선언하며 다시 한 번 인수 시도에 나섰다.

파라마운트는 시장 경쟁력 약화로 워너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을 상대로 주당 30달러, 전액 현금으로 주식 매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넷플릭스의 주당 인수 가격은 27.75달러다.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데이비드 엘리슨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현금 조달을 보증하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아들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파라마운트의 워너 인수 자금을 대며 지원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