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알티(STR)를 운영하는 에스알(SR) 노동조합이 정부의 SR·코레일 통합 추진을 “객관적 실증자료 없는 정책 왜곡”이라며 즉각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11일 SR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 기간교통망을 좌우하는 중대한 결정을 부실한 계산과 모순된 주장에 기초해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정부가 제시한 '연간 1만6000석 좌석 증가' 효과에 대해 분석자료와 추정 방식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증되지 않은 수치를 통합 효과로 포장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좌석 부족 문제는 통합이 아니라 차량 투입과 선로 용량 확충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언급한 '406억 중복비용' 역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SR 직원 인건비가 비용 중복에 포함돼 있으며 통합 이후에도 인력 구조가 유지되는 만큼 인건비 절감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요금 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코레일의 입장 변화도 문제로 꼽았다. 코레일이 올해 초 KTX 요금 17% 인상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통합 추진 후 10% 인하 가능성을 주장한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SR 흡수만으로 요금 인하 재원이 생기지 않는다”며 “국민을 오도하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통합이 국민 선택권을 축소하고 독점 체제로 회귀해 장기적으로 서비스 저하와 요금 인상 압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경쟁 체제의 안전장치가 사라지면 공공서비스 품질이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또한 통합 시 철도노조 영향력이 단일 조직으로 집중돼, 파업 시 전국 철도 운행이 한 번에 멈출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분리 운영 체계가 갖는 최소한의 안전판이 제거되면서 국가 기간교통망이 단일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노조 기득권 지키기' 프레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노조는 “SR 직원도 국민이며, 정책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문제제기”라며 “특정 집단의 이해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SR노조는 △통합 명분 재검증 △철도 산업 영향평가를 포함한 공론화 △통합계획 전면 중단 및 철회 △경쟁체제 유지 방안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노조는 “국민 이동권과 철도 산업의 미래를 위해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