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쟁당국의 독점규제가 빅테크의 신규사업 확장 계기로 작용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운용체계(OS)와 검색엔진으로 출발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빅테크가 독점규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혁신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 위원장은 15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간담회'에서 “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지 않도록 하고 플랫폼 간 혁신 경쟁이 새로운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21세기 대전환과 공정거래정책'을 주제로 강연자로 나선 주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기에는 혁신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플랫폼 간 경쟁이 촉진되고, 혁신이 새로운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외 차별없이 엄정히 법을 집행해 온 원칙을 계속 지켜 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빅테크 플랫폼의 슈퍼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독점구조가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슈퍼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소수의 플랫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플랫폼 간 경쟁이 있을 때에 플랫폼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은 검색 엔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규제가 없었다면 구글은 아마 검색 사업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수익을 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경쟁당국의 독점 규제정책으로 구글이 다른 사업에 눈을 돌렸고 유튜브, AI 등 (신규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S도 OS로 출발해 AI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로 혁신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녹색 전환을 두고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를 인식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만큼 기업들의 탈탄소 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경쟁당국의 역할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주 위원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후 최근 파리협정이 생겼다. 글로벌 기후변환 쳬계를 만들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가 탄소중립을 주도하고 있으며 기후위기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린 텍소노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으로 인센티브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 위원장은 이날 주한 미국 기업인들을 상대로 우리나라 공정거래 정책의 주요 추진방향으로 △중소상공인의 경영애로 해소 및 상생질서 확립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정경쟁 체계 구축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비환경 조성 △공정경제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