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스타트업과 벤처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새로운 한중 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기존 제조·교역 중심 협력을 넘어, 혁신 기술과 창업 생태계를 축으로 양국 경제 협력의 지평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7일 상해국제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 벤처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중국의 속도와 규모, 한국의 신뢰와 안정성이 결합된다면 매우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과거의 수직적 분업을 넘어 경쟁 속 협력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한중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중 창업생태계, 연결을 넘어 공동 성장으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한중 벤처·스타트업 간 협력을 본격화하기 위한 자리로 진행됐다.
행사는 '한·중 벤처스타트업과의 대화', '한·중 투자 컨퍼런스', '한·중 비즈니스 밋업' 등으로 구성됐으며,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의 기술·제품 전시도 함께 이뤄졌다. 현장에는 한·중 양국 정부 관계자와 스타트업, 벤처캐피탈(VC), 대기업 등 생태계 관계자 약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혁신은 어느 한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조선의 실학자 박제가 선생이 청나라 유수의 학자들과 교류하며 동아시아 근대 기술을 발전시켰듯이, 한국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중국의 거대한 혁신 창업 환경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양국은 더 큰 성장의 해법을 마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졔 상하이시 부시장은 “AI, 바이오, 집적회로 등 선도 산업과 미래 제조·미래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과의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벤처스타트업과의 대화' 세션에도 직접 참여해 현장 소통에 나섰다. 한비청 브레인코 대표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활용한 의료·재활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과학기술 협력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고, 안중현 시엔에스 대표는 정부 창업 지원 사업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경험을 공유하며 “청년 창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검증의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미니맥스'의 옌쥔제 대표는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속도와 규모를 설명하며 한국의 우수한 인재와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했고, 초상은행국제(CMBI)의 훠젠쥔 대표는 글로벌펀드를 통한 한·중 벤처투자 협력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보통 원자재, 생산, 서비스, 교역, 정부 차원의 협력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현장에서 스타트업·벤처 분야 협력 가능성에도 특히 주목하게 됐다”며 “정부는 양국 기업인과 창업가들이 협력하고 공동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한·중 투자 컨퍼런스'에서는 한국벤처투자(KVIC)-CMBI 글로벌펀드 체결식이 열렸다. CMBI가 운용사(GP)로 참여하는 해당 글로벌펀드에 한국 모태펀드가 1000만 달러를 출자하고, 총 2500만 달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펀드는 모태펀드 출자금액 이상을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한·중 비즈니스 밋업'에서는 양국 스타트업과 투자자 간 실질적인 비즈니스 매칭과 투자 상담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한·중 스타트업 전시관에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 10개사가 혁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으며, 중국 로봇 스타트업 '아지봇(AgiBot)'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번 행사는 정상외교를 계기로 형성된 협력 분위기를 스타트업과 벤처투자 협력으로 구체화한 자리”라며 “양국 벤처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상하이(중국)=최호 기자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