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자신만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마음과 생각을 현실 세계에서 모두 행동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나의 행동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이득을 볼 수도 손해를 볼지 생각하고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인간다움'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인간다움의 탈을 쓰고 실제로는 관계를 착취하는 유형의 사람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지난 칼럼에서 우리는 해맑은 사람과 섬세한 사람, 이 두 유형의 충돌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서 교묘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유형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겉으로는 순수해 보이거나, 공감 능력이 뛰어나 보이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계산된 행동으로 타인을 이용합니다.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 쓰며,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움직이는 이들. 바로 '관계의 카멜레온'입니다.
이들은 아주 지능적인 '관계의 무임승차자'입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함께'가 아닌 '자신만의 이득'입니다. 해맑은 사람에게는 친구인 척 다가가 그들의 시간, 네트워크, 자본(잉여)을 빼먹고, 섬세한 사람에게는 그들의 공감 능력을 이용해 감정적 지지를 무제한으로 요구하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더욱 무서운 점은 이들이 '카멜레온'처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 씁니다. 때로는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사람인 척 위장하여 우리의 경계심을 풀게 하고, 때로는 누구보다 당신의 아픔에 공감하는 지지자인 척하여 깊숙이 침투합니다.
이용하는 사람들은 결과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상처를 입든, 공동체의 신뢰가 무너지든, 이들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자신이 원하는 상황만 연출되거나, 자신이 원하는 목표만 얻어지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상황이 불리해지면 언제든 가면을 벗고 유유히 다른 무리로 이동합니다.
이들이 우리 사이에 있는 한, 해맑은 사람과 섬세한 사람 모두 결국 상처받고 관계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공동체의 신뢰가 무너지는 '관계의 독소'인 셈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들에게 데이고 난 후 이렇게 말합니다. “역시 사람은 믿을 게 못 돼. 차라리 혼자 일하거나, 인공지능(AI)만 상대하는 게 낫다.” 상처받기 싫어 마음의 문을 닫고, 고립을 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카멜레온 같은 이들을 어떻게 가려내고, 건강한 생태계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우선, 이들 또한 '사람 사는 사이에 있는 사람'이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계를 하거나, 시스템으로 이들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스템만으로는 이들의 교묘한 의도를 막을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인지'입니다.
이들의 정체를 알아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평판의 평균값'입니다. 한 개인의 시선은 쉽게 속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경험이 모이면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나한테만 저렇게 행동하는 건가?” 싶을 때, 다른 동료에게 “혹시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세요. 나의 경험과 당신의 경험을 합쳐 평균을 내보면, 이 사람이 우리와 '함께' 갈 사람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가면을 쓰고 기생하는 존재인지가 명확해집니다. 이들은 어느 한 곳에도 속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이 평균값은 언제나 왜곡되어 나타납니다.
잉여에서 출발한 문명이 공생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우리가 이 세 유형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소중한 관계와 무임승차자를 구별해내고, 단호하게 경계하되, 내 사람들과는 더 단단하게 뭉치는 것. 그 선택이 바로 새로운 문명의 시작입니다.
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