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군 리더의 힘]이동환 고양시장 “베드타운 넘어 자족경제도시로 대전환”

MICE·첨단산업·문화가 맞물린 복합 성장도시 비전
GTX 개통 따라 기업·인재 모이는 수도권 핵심 부상
산업단지·주거·교통 등 균형 있는 도시 구조 추진
현장 행정과 체감 정책으로 시민 삶의 변화 이끌어

경기 고양특례시는 오랫동안 수도권 대표 주거 도시, 이른바 '베드타운'으로 인식돼 왔다. 서울과의 뛰어난 접근성과 풍부한 인구·생활 인프라를 갖추고도 산업과 일자리 기반이 취약해 낮은 직주 비율과 경제적 자립도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주거 중심의 도시 성장 과정에서 경제 기능이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이동환 시장은 이런 흐름을 전환하기 위해 '자족경제도시'로의 전환을 시정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단순한 산업 유치가 아니라 기업·일자리·세수·도시 인프라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킨텍스를 중심으로 한 마이스(MICE) 산업, 일산테크노밸리와 경제자유구역으로 이어지는 3대 핵심 축을 통해 도시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기업 유치와 행정 개선을 병행해 경제 자립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GTX-A 개통을 계기로 한 광역교통망 확충과 글로벌 공연도시로의 부상, 1기 신도시 재정비와 연계한 직주근접 도시 구상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산업과 교통, 문화가 맞물려 작동하는 도시 구조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이동환 시장은 “자족경제도시는 선언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환 고양시장.
이동환 고양시장.
고양시가 말하는 ‘자족경제도시’란 무엇이며, 이를 어떤 지표로 확인할 수 있나.

고양시가 정의하는 자족경제도시는 단순히 인구가 많거나 주택이 공급되는 도시가 아니라, 스스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구조를 갖춘 도시다. 다시 말해 외부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도시 안에서 일하고 소비하며 성장할 수 있는 '스스로 먹고 사는 도시'를 의미한다.

그동안 고양시는 수도권 핵심 입지, 풍부한 인구와 인프라라는 강점을 갖고도 주거 중심 개발과 중첩 규제로 인해 산업 기반을 충분히 키우지 못했다. 그 결과 경제적 자립 기반과 일자리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제는 이런 흐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자족경제도시로의 전환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고용률, 지역내총생산(GRDP), 지방세 수입, 직주 비율 같은 핵심 지표에서 변화가 나타나야 하고, 무엇보다 시민이 일상에서 '도시가 달라졌다'고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시는 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이 지표 전반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킨텍스(MICE)·일산테크노밸리(첨단산업)·경제자유구역(규제특례) 3축 전략에서 각 축의 역할과 추진 방향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 사업은 각각 독립된 개발 사업이 아니라, 고양시가 자족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하나의 통합된 경제 전략이다. 핵심은 각 축이 서로 연결되고 융합되면서 시너지를 내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기업 유치를 가로막아 온 중첩 규제를 해소하는 제도적 장치다. 세제 혜택과 규제 특례를 통해 해외 자본과 앵커기업이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고양시는 경기 북부 최초 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국내외 기업들과 투자 협의를 이어왔고, 현재는 사전자문 의견을 반영해 개발계획을 보완하며 본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일산테크노밸리는 실제 산업과 고용이 만들어지는 핵심 거점이다. 바이오·메디컬, 미디어·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조성되며, 약 2만2000명의 고용 창출과 6조원 규모 경제 파급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연구·개발·제조·서비스가 함께 작동하는 산업 생태계를 지향한다.

킨텍스는 고양시 마이스 산업의 중심이자 도시 브랜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제3전시장 완공 이후에는 세계적 규모의 전시·행사 유치가 가능해지고, 이는 관광·숙박·외식 등 지역경제 전반으로 파급된다. 이 세 축이 맞물려 돌아갈 때 고양시는 자족형 경제 구조를 갖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난해 10월 킨텍스 제3전시장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난해 10월 킨텍스 제3전시장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지난 4년간 기업 투자 성과와 앞으로 집중할 타깃 산업, 행정 개선 방안은.

고양시는 단기적인 유치 실적에 집중하기보다는 기업이 실제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그 결과 지난 4년간 국내외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약 200건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와 투자의향서(LOI)를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양시의 입지와 산업 전략에 대한 시장의 잠재 수요를 확인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집중 육성 산업은 바이오·정밀의료, AI, 미디어·콘텐츠, 스마트모빌리티, 항공우주 분야다. 이를 위해 고양경제자유구역,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대곡역세권 지식융합단지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며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창릉신도시에 기업이전단지 물량을 추가 확보해 공업지역 면적도 크게 늘렸다.

행정 측면에서는 기업 활동의 병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기반 인허가 검증 시스템 도입을 통해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입지·고용·교육훈련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기업이 행정 부담보다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주변 도시와 비교했을 때 고양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갖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면.

고양시는 경기 북부 유일의 특례시로, 서울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생활·산업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도시다. 수도권 핵심 도시를 잇는 요충지라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접근성과 인력 수급 측면에서 큰 강점이다.

GTX-A 개통으로 서울 도심과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과의 인접성은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유리한 조건이다. 반경 20㎞ 이내에 다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전문 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산·학·연 협력 구조를 만들기에도 유리하다.

여기에 7개 종합병원, 대형 문화·공연 시설, 호수공원과 관광자원 등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기업과 인재가 함께 머물 수 있는 정주 환경을 갖춘 점이 고양시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고 본다.

일산테크노밸리 조감도.
일산테크노밸리 조감도.
일산테크노밸리가 겨냥하는 핵심 산업과 ‘살고 일하는 구조’ 구현 방안은 무엇인가.

일산테크노밸리는 고양시의 의료·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정밀의료 산업, 주요 방송사와 연계한 미디어·콘텐츠 산업, 항공대와 드론 앵커센터를 활용한 UAM 산업을 핵심 축으로 설계했다. 단순 입주가 아니라 앵커기업과 연구·서비스 기능이 함께 들어오는 구조를 지향한다.

기업 정착을 위해 토지 매입 지원, 세제 감면, 고용·교육훈련 보조금 등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에 따른 세제 혜택 역시 기업 유치의 중요한 수단이다.

이와 함께 1기 신도시 재정비와 연계해 직주근접형 도시 구조를 구현할 계획이다. 공원과 녹지축을 유지하면서 교통과 주거, 산업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를 통해 일상과 일터가 분리되지 않는 도시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도시철도 신규 노선과 교통망 변화, 혼잡에 대한 대응책이 있다면.

GTX-A 개통은 고양시 교통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꾼 계기다. 킨텍스와 대곡에서 서울 도심까지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시민들의 생활권과 출퇴근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곡역은 다수 노선이 연결되는 핵심 환승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고양시는 GTX 개통에 대비해 연계 버스 노선 확충과 주차장 확보, 환승 체계 정비를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버스 노선 개편과 교통 수요 관리로 혼잡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서해선, 교외선 재운행에 이어 인천2호선 연장, 고양은평선, 대장홍대선 등 후속 철도망 구축도 차질 없이 추진해 교통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왼쪽)이 지난해 7월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가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왼쪽)이 지난해 7월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가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글로벌 공연도시로 부상한 배경과 도시·경제적 파급 효과는.

고양시가 글로벌 공연 도시로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인프라 활용 방식의 변화가 있다. 활용도가 낮았던 고양종합운동장을 대형 공연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교통·안전·운영 전반에 걸친 행정 지원 체계를 구축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세계적 아티스트 공연이 잇따르면서 대규모 관객이 고양을 찾았고, 이는 숙박·외식·교통 등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됐다. 공연 기간 유동인구 증가와 카드 매출 확대 등 가시적인 경제 효과도 확인됐다.

고양시는 이런 성과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공연과 지역 소비를 연결하는 구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고양콘' 브랜드를 중심으로 문화가 도시 경쟁력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고양=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