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은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핸들을 잡고 과격하게 '드리프트'한 해다. 기술의 도약, 업무 방식의 변화, 자본 시장의 움직임까지 AI는 모든 영역을 뒤흔들었다.
첫 번째는 AI 기술의 질적 도약이다. 초거대 언어모델(LLM)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하고 높은 품질의 영상까지 생성하는 멀티모달 시대를 열었다. 이미지 인식과 생성 기술은 어텐션 모델(Attention Model)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에이전트 개발 환경도 조성됐다. 이는 기존 LLM의 환각과 문맥 혼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MCP 프로토콜을 통한 도구 표준화와 추론(Reasoning) 모델의 발전으로 복잡한 업무의 자동화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 오픈소스 LLM의 성능 향상으로 API 없이도 자체 솔루션 구현이 가능해졌다. 피지컬 AI 학습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로 AI가 현실 세계에 진출할 기반이 마련됐다.
두 번째는 업무 방식의 근본적 변화다. 클로드코드, 커서 등 코드제너레이터 덕분에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 유지보수(SM) 중심의 정보기술(IT)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1인의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비전문가도 시스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범용 시스템 대신 나에게 딱 맞는 시스템을 직접 만드는 시대가 온 것이다.
노트북LM 같은 AI 도구는 며칠 걸리던 발표 자료를 수 분 만에 만들어낸다.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제작 등 사무직 업무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인력 투입 중심의 IT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세 번째는 자본 시장의 움직임이다. AI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단순히 상장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벤처캐피털(VC)들의 AI 투자 펀드 결성이 빠르게 늘어나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보면 AI 분야의 유동성 확보는 확실하다. AI 기업에는 투자, 지원, 매출 측면에서 모두 성장할 기회가 열렸다.
그렇다면 2026년 AI 산업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지난해 AI가 시장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면 올해는 더 단단하게 땅을 다지고 확산해야 한다. 그 핵심은 데이터다.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특정 산업에 적용하려면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다.
데이터는 더 이상 단순한 학습 재료가 아니라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 자산이 되고 있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보유했느냐보다, 누가 현장의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조화하고 지속적으로 축적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특히 제조·유통·의료·금융 등 각 산업의 맥락이 담긴 도메인 데이터가 AI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년은 데이터 수집·정제·연결·활용 전 과정이 전략의 영역으로 편입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다. 이제는 각 산업의 현장 데이터를 AI와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현실 세계의 정보를 AI에 빠르게 연결하는 데이터 인프라, 즉 데이터테크(Data Tech)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2026년에는 AI와 데이터테크 업계의 협력으로 더욱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구름 빅밸류 대표 kloud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