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조국혁신당에 '전격 합당' 제안…지선 앞두고 범여권 '빅텐트' 시동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에 전격 합당을 제안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민주당도 범여권 재편을 염두에 둔 빅텐트 구상으로 결집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게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두 당의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범여권으로 묶여 온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가능성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공식 제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대표는 “우리는 같이 윤석열 정권을 반대했다. 우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을 같이 극복해 왔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을 위한 대선을 같이 치렀다”며 “이번 6·3 지방선거도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 지방선거의 승리가 시대정신”이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구하는 시대정신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6·3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제 따로가 아니라 같이, 시대정신에 입각해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제안이 6·3 지방선거를 넘어 차기 대권 구도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낼 경우 표 분산이 불가피한 데다,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출범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통합 단체장 선거 결과가 지방권력 재편과 대권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 정치적 부담 요인도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빅텐트 구상을 위한 양당 간 조율도 이미 시작됐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긴급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와 조국 대표는 그동안 이 문제를 가지고 여러 차례 교감을 가져왔다”며 “어제(21일) 오후 오늘의 제안 발표에 관한 내용을 합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당 당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당 당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은 내부 논의를 거쳐 합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국 대표는 이날 전북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 제안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에 최고위원들과 함께 숙고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우리 당과 민주당은 일관되게 그 길을 함께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정치 개혁과 개헌, 사회권 선진국 실현, 토지공개념 입법화 등 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진보적 미래 과제'를 독자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개최를 조속히 지시했다며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민께 보고 올리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합당 문제에 대한 사전 교감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방향에 대해서는 양당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홍익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정청래)당대표에게 연락받았다”며 “양당 통합이나 정치적 통합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정 대표가 제기를 했고, 조국 대표도 당내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으니 양당 간 논의가 잘 진행되기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