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공장 폐쇄와 가동률 조정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전기로 전환 등 설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철강산업특별법(K-스틸법) 시행령 등에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철강사들이 공장을 폐쇄하거나 가동률 조정을 통해 감산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인천공장의 90톤(t) 전기로 제강 및 소형 압연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생산 중단도 결정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까지 가동을 중단했던 인천공장을 다시 가동했지만 가동률을 50% 이하로 유지 중이다. 이밖에 중·소 철강사들 역시 가동률을 낮추거나 일정 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 정책과 맞물려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철강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철근을 중심으로 설비 규모 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입재 침투율이 3% 수준으로 다른 철강 제품에 비해 낮고 기업의 자발적 설비 조정 노력이 미진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철근 등 경쟁력이 부족한 범용 제품 중심의 감산을 통해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고부가·저탄소 제품 전환을 위한 체력을 비축하려는 의도지만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저탄소 제품 생산을 위한 전기로 확대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용량 산업용 전기요금은 ㎾h당 182.7원으로 2022년 1분기 105.5원 대비 3년 만에 73.2%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철광석 가격은 새해 들어 109달러를 넘어선 이후 100달러 중반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동성 확대 영향으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는 6월부터 실행될 K-스틸법 시행령에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철강 전용 요금제 특례 마련 △수소환원제철·전기로 등 저탄소 설비투자에 대한 재정 지원 구체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의 핵심 과제의 조속한 이행도 촉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공장 폐쇄와 가동률 조정으로 감산을 추진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으로 전기로, 수소환원제철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 대응 여력 하락이 우려되고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에도 인플레이션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스틸법 등에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포함돼야 한다”며 “철강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장기적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