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은 퇴직연금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퇴직연금 기금 운용 사업자로 참여할 의지를 피력했다. 퇴직연금 기금화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지만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민간 운용사와 경쟁해 수익률을 제고하겠다는 포석이다.
김성주 이사장은 29일 서울역 인근에서 개최한 취임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시범·제한적으로 퇴직연금 운용에 참여할 수 있다면 공적-민간 운용기관 간 경쟁과 수익률 제고 노력이 더해져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퇴직연금도 다양한 운용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퇴직연금이 실제 연금으로 이바지하는 역할이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퇴직연금은 연금이 아니라 해약해서 일시금으로 찾아 쓰는 목돈 역할을 하고 있고, 노후에 받아도 수령액이 상당히 적어 노후 소득을 보장하려면 의무화·기금화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연금 기금화는 기업이나 개인이 각각 운용하고 있는 퇴직연금을 기금 형태로 모아 전문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제도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노사정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 말 구체 방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퇴직연금은 사적영역이므로 국민연금공단이 언급하는 게 월권으로 보일 수 있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기초연금,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함께 논의하는 것은 국민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소득 보장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심 연금으로 국민연금을 두되 부족분을 보충하는 수단으로써 기초연금을, 좀 더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수단으로 퇴직연금까지 더해 소득 보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며 “기초-국민-퇴직연금 순의 다층 연금 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기금 운용 주체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참여한다고 해서 민간 금융기관의 밥그릇을 뺏을 일은 없다”고 단언하며 “앞으로의 연금 개혁은 재정안정 중심에서 노후 소득보장 강화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논란이 된 국민연금의 청년주택 투자에 대해서는 “꼭 해결해보고 싶은 오래된 도전 과제”라며 “공공주택에 투자해 모든 국민에게 '부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결혼·출산 촉진, 인구절벽 극복 효과에 더해 연금 가입자 확대 기반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속 가능한 연금을 위해 정년 연장, 의무 가입연령 상한, 노인연령 상향, 수급연령 조정 등 추가 모수 개혁이 필요하다”며 “21세기 말까지 기금소진 걱정 없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