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공정에서 차세대 포토레지스트 소재의 안정성과 감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제시했다.
인하대학교는 구예진 자연순환형 전자소재연구소 박사와 고분자공학과 재료합성연구실 연구팀이 EUV 리소그래피 기반 초고집적 반도체 공정에서 포토레지스트 소재의 신뢰성과 성능 한계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을 잇따라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EUV 공정은 매우 짧은 파장의 빛을 이용해 나노미터(nm) 수준의 초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빛을 받아 화학적 성질이 변하며 회로의 밑그림을 형성하는 포토레지스트는 공정 정밀도와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패터닝 소재로 꼽힌다.
회로 선폭이 극도로 미세해지면서 기존 유기물 포토레지스트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최근에는 더 정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한 주석 나노클러스터 기반 포토레지스트가 차세대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 소재는 공정 중 공기와 접촉하면 특성이 변해 회로 품질과 공정 안정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구 박사는 이런 불안정성 원인이 주석이 지닌 루이스 산성(Lewis acidity) 특성에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기 중 수분과 쉽게 반응하는 화학적 성질을 불소 원자 도입으로 완화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소재 합성과 EUV 리소그래피 실험을 통해 포토레지스트의 안정성과 공정 신뢰성을 높였다.
공동 연구팀이 불소를 도입해 합성한 주석산화물 포토레지스트는 10nm급의 높은 패터닝 해상도를 구현하면서도 대기 노출에 따른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공정 특성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 불소 기반 소재 특성을 활용해 포토레지스트 이중 적층 구조를 구현함으로써, 더 적은 광량으로도 회로 형성이 가능해져 EUV 공정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연구 성과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 아래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대기 안정성과 높은 EUV 감도를 갖춘 주석산화물 나노클러스터 기반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라는 제목으로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또 연구팀은 화학증폭형 포토레지스트(CAR)의 EUV 감도와 패턴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접근법도 제시했다. EUV 공정은 13.5nm 파장의 빛을 사용하지만, 노광 과정에서 충분한 광자가 전달되지 않으면 회로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노광 광량을 늘리는 대신 빛 흡수 효율이 높은 원소를 포토레지스트에 도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실험 결과 아이오딘이 화학증폭형 포토레지스트의 작동 효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원소임을 확인했으며, 아이오딘을 다량 포함한 CT 조영제 기반 방사선 증감제를 합성해 상용 EUV 포토레지스트에 적용한 결과 감도와 패턴 품질이 동시에 향상되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 성과는 동진쎄미켐 전자재료사업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졌으며, '극자외선 리소그래피용 화학증폭형 포토레지스트에서 아이오딘 원자의 긍정적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게재됐다.
구예진 박사는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실제로 요구되는 문제 해결 전략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국내 반도체 기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