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판 선점하라” 삼성전기, 상용화 채비

연구소→사업화 담당 조직이관
공급망 구축·영업·기술지원 등
양산·시장 공급 준비단계 진입
삼성전기 반도체 유리기판 샘플
삼성전기 반도체 유리기판 샘플

삼성전기가 반도체 유리기판 상용화에 착수했다. 기존 선행 기술 개발 조직에서 사업화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담당을 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반도체 유리기판 담당 조직을 패키지솔루션사업부 산하로 옮겼다. 기존에는 중앙연구소 소속이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유리기판 연구를 주도해 온 주혁 중앙연구소장을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으로 선임했는데, 이후 유리기판 담당 인력도 사업부로 편입시키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중앙 연구소에 있던 개발 조직을 삼성전기 기판 사업을 맡은 패키지솔루션사업부로 이관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채비에 나선 것”이라며 “유리기판 핵심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양산과 시장 공급 준비를 위한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유리로 대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차세대 기판이다. 휨 현상이 적고, 미세 회로 구현이 쉬워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차세대 기판으로 급부상했다. 삼성전자, 인텔, 브로드컴, AMD,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도입을 추진 중이다.

“유리기판 선점하라” 삼성전기, 상용화 채비

삼성전기는 2024년 초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세종 사업장에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라인(파일롯)을 구축했고, 11월 세계적 화학 소재 기업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 반도체 유리기판 한 종류인 글라스 코어 제조·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사업부 이관을 통해 본격적인 유리기판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중앙연구소와 달리, 사업부는 공급망 구축부터 영업·마케팅 및 구매, 기술 지원까지 전방위 사업화를 추진한다.

삼성전기는 남아있는 기술 난제를 해결하며 공급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유리기판 업계에서는 유리 내부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도금'과 기판 내구성 및 품질과 직결된 '미세 균열(마이크로 크랙)'이 기술 허들로 지목된다. 삼성전기도 이 부분에 맞춰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와 협력할 방침이다.

회사는 2027년 이후 유리기판 시대가 본격 개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 등 고객사들과 유리기판 샘플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열린 2025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유리기판 공급망을 조기에 구축하고 협업 중인 주요 거래선 요구에 맞춰 적기 양산을 시작해 시장 선점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