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혁신과 지속가능성의 교차로 - STO에서 ESG까지〈상〉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혁신은 증권형 토큰 발행, 즉 STO(Security Token Offering)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증권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의 ICO가 규제 미비와 투자자 보호 문제로 한계를 드러낸 반면, STO는 법적 규제와 제도권 내에서 운영되며 투자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시장 기대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투자 접근성 확대다. STO는 부동산, 미술품, 채권 등 전통적으로 고액 자산가만 접근할 수 있었던 자산을 소액 단위로 분할해 누구나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유동성 강화다.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에서 토큰화된 증권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어 기존 비유동성 자산의 한계를 극복한다. 셋째,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다. 거래 기록이 블록체인에 영구히 저장되므로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규제 기관의 감독도 용이하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STO 제도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위원회와 각국 규제 기관이 관련 법안을 정비하고 있다. 이는 STO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제도권 금융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TO가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면, 투자자들은 안정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자금 조달의 새로운 창구를 얻게 된다. 결국 STO는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 핵심 축으로서, 향후 10년간 금융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금융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것이며,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부동산과 채권은 전통적으로 안정적 자산으로 분류되며, 장기 투자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이들 자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의 디지털화와 채권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연계가 두드러진 변화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STO와 맞물려 부동산 토큰화가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상업용 빌딩이나 고급 주거 단지를 토큰화하여 소액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리츠(REITs)보다 더 세분화된 투자 기회를 제공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경을 넘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높여 경기 침체기에도 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인다.

채권 시장에서는 ESG 채권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SG 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목적을 가진다. 특히 녹색채권은 탄소저감, 재생에너지, 친환경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되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ESG 채권 발행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한국, 일본, 중국이 관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결국 부동산과 채권은 단순히 안정적 자산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혁신적 금융 구조를 결합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안정성과 수익성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미술품은 오랫동안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과 금융 혁신을 통해 대중적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NFT와 STO의 결합은 미술품 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술품 투자는 작품의 진위 여부, 보관 비용, 유동성 부족 등 여러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 NFT는 작품의 소유권과 거래 기록을 투명하게 보장하며, 디지털 미술품의 가치를 인정받게 했다. 여기에 STO가 결합되면, 고가의 미술품을 토큰화하여 다수의 투자자가 공동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유명 화가의 작품을 수천 개의 토큰으로 분할해 판매하면, 일반 투자자도 소액으로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미술품은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문화적 가치와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글로벌 자산가들은 미술품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거나 문화적 후원을 실현한다.

최근에는 ESG 흐름과 맞물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나 환경·인권 문제를 다룬 작품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미술품 시장은 앞으로 디지털화, 글로벌화, ESG화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디지털화는 NFT와 STO를 통한 거래 혁신을 의미하고, 글로벌화는 국경을 초월한 투자 참여를 가능케 하며, ESG화는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책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미술품 투자는 단순히 수익을 넘어 문화와 금융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투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