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硏, 성능·경제성 다 잡은 차세대 수처리 분리막 기술 개발

상호 도핑 및 동시 소결 신기술 개발
낮은 온도에서도 경고한 구조 구현
단순 오염 제거 넘어 자원 회수까지

국내 연구진이 에너지 소모가 크고 공정이 복잡했던 기존 수처리 분리막의 한계를 개선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이홍주 선임연구원(왼쪽)과 송인혁 책임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이홍주 선임연구원(왼쪽)과 송인혁 책임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최철진)는 나노재료연구본부 이홍주, 송인혁 박사 연구팀이 세라믹 분리막 표면을 나노 단위에서 매끄럽게 제어하는 제조 공정 기술과 낮은 압력에서도 오염물질을 정밀하게 걸러내는 분리막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세라믹 분리막은 화학·열적 안정성이 뛰어나 산업 폐수 처리, 해수 담수화, 반도체 공정용 초순수 제조 등 극한 환경의 수처리에 필수적 소재다. 분리막 성능은 거름망 역할을 하는 기공 크기를 얼마나 정밀하게 잘 제어하는지와 이를 지탱하는 지지체 표면이 얼마나 매끄럽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기존의 제조 방식은 지지체 위에 여러 분리막 층을 반복해 코팅하고 고온에서 소결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해 에너지 소모가 컸다. 이 과정에서 표면이 거칠어지고 상부 분리층에서 미세 균열이 생겨 성능 저하로 이어지는 문제도 많았다. 나노여과 분리막은 고압(10bar)에서만 작동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로 다른 층의 입자를 섞어 결합력을 높이는 '상호 도핑(Mutual Doping)' 기술과 모든 층을 한 번에 굽는 '동시 소결(Co-sintering)'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약 1300℃에 달하던 소결 온도를 1000℃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입자 간 소결성을 높여 낮은 온도에서도 단단하고 견고한 세라믹 구조를 구현했다.

표면 거칠기도 기존 대비 절반 이하(24.49㎚→11.74㎚)로 낮추는 등 기존 다단계 공정으로 달성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초평탄(Rq 11.74㎚) 표면을 구현해 분리막 균열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제조 공정을 완성했다.

여기에 낮은 압력에서도 높은 분리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지르코니아(ZrO2) 기반 루즈 나노여과막' 소재 기술도 함께 확보했다. 상호 도핑 공정으로 형성된 매끄러운 기판 위에 자체 개발한 친환경 수계 ZrO2 졸(Sol)을 코팅해 미세 기공에 의한 체 거름 효과와 정전기적 반발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분리막을 구현했다.

동시 소결 공정을 이용한 결함 제어형 초평탄 세라믹 분리막 제조 기술 개요.
동시 소결 공정을 이용한 결함 제어형 초평탄 세라믹 분리막 제조 기술 개요.

이 분리막은 수돗물 수준의 낮은 압력(2bar)에서도 염색 폐수 속 염료를 99.8% 이상 제거하면서 소금(이온) 성분은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 기존 상용 분리막의 한계였던 이온과 염료의 분리 난제를 해결해 수처리 패러다임을 단순 오염 제거에서 자원 회수로까지 확장했다.

높은 수투과도를 바탕으로 처리 효율을 크게 높였고 세라믹의 뛰어난 화학적 안정성과 우수한 유량 회복 특성을 통해 분리막의 수명과 경제성도 향상시켰다.

해당 기술은 고도의 정밀 정수가 요구되는 분야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으며 대형 수처리 플랜트 에너지 비용과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그동안 해외 선진국이 주도한 고부가가치 세라믹 분리막 시장에서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수입 의존도를 완화하고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기술로의 활용 확대도 기대된다.

이홍주 선임연구원은 “저압 구동형 소재 기술과 이를 결함 없이 구현할 수 있는 제조 공정 기술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부가가치 세라믹 분리막 국산화를 넘어 향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