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P 국외유출, 보호망·처벌 함께 강화해야

국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정부가 조성할 인공지능(AI)·반도체 포함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내에 지식재산(IP) 수익화 전용펀드 운영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날로 폐해가 심각해지는 IP 해외 유출 관련, 국민성장펀드로 키울 국가 핵심 기술만큼은 빗장을 채우는 효과가 기대된다. 나아가 확보된 토종 기술 기반 IP를 특허료 형태로 사업화하거나 치밀해진 해외 IP공격에 맞서는 방어막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적발된 우리 첨단기술 해외 유출 사례는 111건에 달했다. 잠재적 피해액만 약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될 뿐이다. 이 또한 미래 기술가치를 포함하면 더 불어날 것이란 게 관련 전문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일례로 지난해 연말 알려진 삼성전자의 10나노급 반도체 공정 기술 중국 유출건은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이 얼마나 위험한 지경에 처했는지 확인시켜줬다. 기술을 가져다 쓴 중국 업체는 2024년 10나노급 반도체 양산에 성공했다.

지금 AI시대 반도체 기술은 그야말로 국운을 틀어쥔 핵심 분야다. 이 분야에서 경쟁국이 턱밑까지 쫓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우리 기술 유출에 있었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국가 명운을 걸고 틀어막아야 할 국적 자산 훼손이다.

산업은행이 정부와 보조를 맞춰 추진하는 이번 IP 수익화 펀드도 1차적으로는 우리 기술 유출 방지에 목적을 둬야 한다. 반도체·AI와 더불어 요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방위산업, 미래 중요성이 여전한 배터리 등 8가지 국가전략기술 전 범위에 걸친 기술 보호전략을 가동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행 산업기술보호법 등 관련 처벌 조항의 강화 또한 필수적이다. 지난해 1월 법 개정을 통해 유기징역 처벌과 함께 병과되는 벌금을 65억원 이하로 높이긴 했으나 '남길 수 있는 장사'라는 인식을 바꾸긴 힘든 수준이다.

신설 출범한 지식재산처의 적극적인 법령 연구와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해당 처벌 조항의 엄정한 상향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주식시장·국민안전 관련 범죄 등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는 '폐가망신' 원칙이 국가 미래자산을 팔아치우는 기술 유출에 최우선 적용돼야 함은 물론이다.

국가전략기술 IP화에 따른 사업화·수익화에 속도를 더 붙이고, 그에 앞서 IP 국외 유출을 국가 차원에서 막는 적극적인 대처 효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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