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생성형 AI 창작]](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04/news-p.v1.20260204.17c67f8bfbad478e921661b74f6062f8_P1.png)
정부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출범시키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 확대가 시중은행 자본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소·벤처 여신을 줄이고 대기업 중심으로 자산을 재편해 온 은행들로서는 자본 적정성(BIS비율)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내부적으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중장기 자본 리스크 요인으로 분류하고, 관리 수위를 높였다.
오는 6월께 국민성장펀드 출범을 계기로 중소·벤처기업 여신과 첨단 산업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RWA) 총량 관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확대되면 신용 리스크 변동성이 커지고, 이는 BIS비율 하락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정부 정책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주요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비중은 2021년 말 89.0%에서 2025년 9월 말 80.1%로 4년 새 약 9%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87.5%→81.0%), 우리은행(86.9%→78.4%), KB국민은행(86.1%→79.4%)도 중소기업 비중을 10%포인트 안팎 줄였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급증했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2021년 15조2000억원에서 2025년 32조7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신한은행은 14조원대에서 35조원대로 확대됐다. 우리은행(15조→32조), KB국민은행(20조→38조) 역시 대기업 여신을 빠르게 늘렸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인 상황에서 대기업 중심 포트폴리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관건은 국민성장펀드 구조와 은행의 현실 간 간극이다. 정부는 펀드를 민관 합동으로 조성하고, 은행이 펀드에 출자할 때 적용하는 위험가중치(RW)를 400%에서 100%로 대폭 낮추는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자본 부담을 덜어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상대적인 자본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혜택을 적용하더라도 기업금융 자산의 위험가중치가 주택담보대출(20%)보다 높아, 자산 구성을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전환할수록 전체 BIS비율 관리에는 부담이 된다는 논리다.
이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1%포인트 늘 경우 BIS비율이 수 bp(bp=0.0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내부 분석도 있다”며 “주담대 RW 상향까지 겹치면 자본 부담은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분기마다 BIS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규제 산업”이라며 “정책금융기관의 위험 흡수 장치나 자본 보완책이 명확하지 않으면 생산적 금융 확대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