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올해 자동차 산업 연구개발(R&D)과 기반구축에 총 4645억원을 투입한다. 미래차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R&D에 3827억원, 시험·인증 등 산업 인프라 확충을 위한 기반구축에 818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자율주행, 전기·수소차 등 핵심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지역 산업 생태계와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R&D 예산 3827억원 가운데 1044억원은 44개 신규 과제에 투입된다. 신규 과제 중 자율주행 분야에는 495억원, 전기·수소차 분야에는 548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나머지 2783억원은 기존 진행 중인 연차별 계속사업에 투입된다.
신규과제 중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이 주행 전 과정을 학습·판단하는 'E2E(End-to-End)-AI' 방식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완성차·부품·소프트웨어·AI 기업이 참여하는 'AI 미래차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멀티모달 인지 기술,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표준 시스템, AI-SDV 플랫폼,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등 전주기 기술 자립을 추진한다.
전기·수소차 분야에는 질화갈륨(GaN) 기반 고집적 전력변환시스템, 차체 일체형 배터리시스템(CTC), 주행거리 1500㎞급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구동시스템 등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이 핵심이다.
상용차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된다. 액체수소 저장 시스템을 탑재한 대형 수소트럭, 수소엔진 기반 상용차 개발·실증 등을 추진한다. 수소 저장·공급 인프라와 연계한 실증 과제를 통해 상용차 전동화·수소화의 사업성을 검증하고, 상용차 시장에서도 국내 기술의 존재감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연구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지방정부와 지역 기업이 공동 기획하는 '수요연계' 과제도 진행한다. 공공 차량 수요를 실증 무대로 활용하고 연구 성과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시험·인증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한 기반구축에는 818억원이 투입된다. 부품기업 밀착 지원과 미래차 생태계 고도화를 목표로, 지역 거점별 특화 전략에 맞춘 신규 기반구축 사업을 확대한다. 현장 수요가 높은 시험·인증 인프라를 확충해 중소·중견 부품사의 기술 검증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완성차 중심의 기술 검증 구조를 지역 부품기업까지 확장하는 효과를 노린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투자 패키지는 글로벌 통상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공급망 안정과 기술 주권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자국 중심 산업정책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소프트웨어·반도체까지 포괄하는 종합 투자를 통해 국내 산업의 체질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