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약 먹고 30kg 빠졌는데…가슴만 커지는 30대 여성

체중 감량 주사로 살은 빠졌지만 오히려 유방이 커지면서 희귀 질환 사실을 알게된 여성. 사진=티아나 SNS 캡처
체중 감량 주사로 살은 빠졌지만 오히려 유방이 커지면서 희귀 질환 사실을 알게된 여성. 사진=티아나 SNS 캡처
살은 빠졌는데 유방 조직이 빠르게 증식 ‘기가토마스티아’ 희귀 질환 진단

체중 감량을 위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던 30대 여성이 살은 빠졌지만 오히려 유방이 급격히 커지는 이상 증상을 겪다 희귀 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이스트 앵글리아에 거주하는 30세 티아나 문은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를 사용해 체중 감량을 시도하던 중 유방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경험했고, 이후 '기가토마스티아(gigantomastia)'라는 희귀 질환을 진단받았다.

티아나는 2024년 5월부터 약 1년간 마운자로를 사용하며 약 19kg의 체중을 감량했다. 체중은 줄어들었지만 유방은 오히려 L컵에서 M컵으로 커졌고, 이후에도 성장이 멈추지 않았다.

이상 증상을 느낀 그는 온라인 의학 토론 커뮤니티와 챗봇 등을 통해 정보를 찾던 중 유사 사례를 접했고, 2025년 7월 일반의를 찾아 정식 진단을 받았다. 초기에는 비교적 완만한 유방 비대증인 '마크로마스티아(macromastia)'가 의심됐지만, 성장 속도와 통증, 신경 증상 등을 종합해 기가토마스티아로 판단됐다.

기가토마스티아는 유방 조직이 매우 빠르게 증식하는 희귀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유방 조직 무게가 체중의 3~5%를 넘을 경우 진단 기준으로 고려된다. 티아나의 경우 현재 유방 사이즈는 34NN에 해당하며, 한쪽 유방 무게만 약 12kg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맞는 브래지어를 찾기 어려워 가장 큰 사이즈를 임시로 착용하고 있으며, 갈비뼈 아래 피부가 반복적으로 쓸려 상처와 감염이 생겼다. 어깨에는 깊은 압박 자국이 남았고, 팔 저림 증상과 함께 등을 대고 오래 누우면 호흡이 불편해지는 증상도 나타났다. 최근 6개월간은 브래지어 착용을 거의 중단한 상태다.

티아나는 추가 체중 감량과 척추 부담 완화를 위해 2025년 11월 위소매절제술을 받았고, 이후 약 13kg을 더 감량했지만 유방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방 축소 수술을 고민 중이지만, 기가토마스티아의 특성상 수술 후에도 조직이 다시 자랄 가능성이 있어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질환을 두고 과장이나 관심 유도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티아나는 “정식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심리적 부담도 크다고 호소했다.

의학적으로 기가토마스티아는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닌 질환으로 분류된다. 환자들은 어깨와 척추 통증, 피부 손상, 신경 압박, 자세 이상, 호흡 불편 등 다양한 기능 장애를 겪을 수 있다. 주로 사춘기나 임신 등 호르몬 변화가 큰 시기에 발생하지만, 혈중 호르몬 수치가 정상임에도 조직이 과민 반응하는 사례가 많아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기가토마스티아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의학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 조절과 대사에 관여하며, 알려진 기전상 유방 조직 증식을 직접 자극하지 않는다. 다만 급격한 체중 변화가 개인의 내분비 반응과 겹칠 경우 드문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의학계는 이번 사례 역시 약물 자체보다는 질환이 발견된 시점이 우연히 겹쳤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