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이 자체 개발한 의료 인공지능(AI) 모델 2종을 글로벌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향후 임상 검증을 거쳐 17개 진료과별 특화 모델로 확장해 국내외 의료진과 연구자가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은 헬스케어AI연구원이 개발한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AI 'mvl-rrg-1.0'과 의료 추론에 특화한 거대언어모델 'hari-q2.5-thinking'을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데이터 플랫폼(KHDP)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두 모델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의료진의 판단 과정을 보조하도록 설계된 의료 특화 AI다. mvl-rrg-1.0은 의료 영상 판독에, hari-q2.5-thinking은 텍스트 기반 임상 추론에 활용할 수 있다.

영상 판독 모델 mvl-rrg(radiology report generation)-1.0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판독문을 자동 생성한다. 환자의 과거 영상과 현재 영상을 함께 분석해 질병의 진행과 호전 등 시간에 따른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약 36만건 이상의 공개 의료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병변 변화 양상을 추론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영상만 입력하는 조건에서도 자연어 생성 성능 지표인 ROUGE-L 34.1과 BLEU-4 18.6을 기록했다. 이는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자동 생성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최상위권 수준의 성능이다. 진료실과 응급실 환경에서 영상 비교와 판독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텍스트 기반 의료 AI인 hari-q2.5-thinking은 임상 상황을 이해하고 진단과 치료 과정에 필요한 추론을 수행한다. 한국 의사국가고시(KMLE) 모의 테스트에서 정답률 89%를 기록하며 의학적 사고 능력을 검증했다.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원인 판단이 어려운 환자 진료에서 의료진의 사고 과정을 보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기침·복통·두통이 동시에 나타난 환자의 경우 과거 병력과 임상 기록을 함께 고려해 추가 검사가 필요한 가능성과 감별 진단 근거를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의대생과 수련의 교육 과정에서는 판단 논리를 설명하는 학습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 모델을 기반으로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17개 진료과별 특화 모델로 확장을 추진한다. 현재는 여러 AI 모델이 역할을 분담해 판단을 보조하는 멀티에이전트 시스템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이형철 헬스케어AI연구부원장은 “초고성능 GPU 인프라를 바탕으로 텍스트와 의료 영상을 함께 학습하고 추론하는 의료 AI 연구가 가능해졌다”며 “과거와 현재 영상을 비교해 환자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기능은 실제 임상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인 만큼 이번에 공개한 모델들이 진료 판단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연구용 컴퓨팅 지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H200 GPU 64장(약 4PF급 연산 성능)을 지원받아 수행됐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