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고위 장교, 괴한 총격에 중상… 러 “배후는 우크라”

젤렌스키 “평화회담 곧 재개” 발언 무색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 볼로콜람스코예 고속도로 인근에서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맞은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정보총국 부국장. 사진=EPA 연합뉴스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 볼로콜람스코예 고속도로 인근에서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맞은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정보총국 부국장. 사진=EPA 연합뉴스

러시아 고위 장교가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총국(GRU) 소속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부국장(중장)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 볼로콜람스코예 고속도로 인근의 한 주택에서 수 차례 총격을 받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직후 병원으로 보내진 알렉세예프 부국장은 수술 후 의식을 되찾았으며, 의료진은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조심스러운 소견을 내놨다.

수사 당국은 사건 현장에서 소음기가 장착된 마카로프 피스톨(소련 개발 반자동 권총)을 발견했다. 이후 용의자를 추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항공편에 탑승한 러시아인 류보미르 코르바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수사관들은 총격 사건 용의자 코르바가 1960년 소련 우크라이나 서부 테르노필 출신이며,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고 암살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코르바 외에도 2명의 러시아인이 사건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공범 중 빅토르 바신은 모스크바에서 체포됐으며, 지나이다 세레브리츠카야는 현재 우크라이나이로 도피한 상태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은 러시아 최고위 관료들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번 사건의 표적인 알렉세예프 부국장과 같은 직급의 고위 관리 3명이 지난 2024년 12월 암살당했다고 짚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 배후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장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러시아 내분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상을 입은 알렉세예프 부국장은 지난 2023년 6월 러시아 민간 용병단체 바그너 그룹의 지도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시도 당시 협상에 참여한 인물이다.

당시 알렉세예프 부국장은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이 국방부 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와 러시아 최고위 장군인 발레리 게라시모프를 납치하겠다고 발언한 일을 언급하며 “그럼 가져가라”고 말하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반란이 실패하고 2개월 후 프리고진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 대표들과 평화회담이 곧 다시 열릴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평화를 더 가까이 가져올 회담이라면 어떤 형식으로든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으나, 물 밑에서 '그림자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