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 중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이 법적으로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세부 운영 방식이 학교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행정 부담과 구성원 간 합의, 민원 증가 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번 제도는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 5' 신설에 따른 후속 조치다.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수업 외 시간 관리 방식이나 보관 방법, 쉬는 시간 사용 여부 등 세부 운영 사항은 각 학교가 학칙으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교육부는 학교가 법 개정에 맞춰 학칙을 정비할 수 있도록 8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다만 긴급 상황 대응이나 교육적 목적 활용 등에는 교원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해 예외 기준을 두고 있다. 교원의 판단하에 필요한 경우 사전 사용 허가 등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휴대전화 수거 방식과 쉬는 시간 사용 허용 범위 등을 두고 학교별 대응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며 “구성원의 의견 수렴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등학생의 경우 일괄 수거에 대한 반발이나 '공기계 제출' 등 편법 사례 가능성도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공통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 기준에 맞게 예외 사항을 둔 점에는 공감하지만, 교육적 목적이나 긴급 상황의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며 “큰 틀에서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면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칙 개정에 따른 행정적 절차도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의 한 사립초 관계자는 “초등 현장에서는 수업 중 스마트기기를 자율적으로 사용해 문제 되는 사례는 많지 않고 이미 휴대전화 사용 기준을 정해 관리해왔다”며 “법 개정에 맞춰 학칙을 정비하면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의견 수렴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학교마다 기준이 달라 학부모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듀플러스]“3월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 금지…기준은 학교마다 달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10/news-p.v1.20260210.cf3730424286488db7354c4664e9c939_P1.png)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 자율성 존중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마다 여건과 상황이 달라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세부 표준 학칙안을 일괄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는 법령에 명시된 명확한 원칙인 만큼, 기본적인 방향에서 큰 혼선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외 규정까지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명시하면 학교장과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 권한과 재량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고등학교 현장에서는 법적 근거 마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일부 학생들은 기기 수거 과정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며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명확한 법적 근거가 생겨 보다 안정적인 지도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교육부는 향후 스마트기기 관리 유형별 학칙 예시안을 마련해 학교 현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스마트폰 전원 차단 후 가방 보관, 비행기 모드 유지, 분리 보관함 활용 등 다양한 관리 방식을 담은 예시안을 제시하고 해설서를 통해 적용 기준을 안내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스마트기기 관리 방식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학칙 예시안과 해설서를 2월 말까지 배포할 계획을 잡고 있고 이를 토대로 자율적으로 규정을 정비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