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은 아열대 과수 재배 지역별 난방 에너지 소요량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아열대 과수 난방 소요량 예측 정보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 확대 흐름에 대응해 사전 비용 판단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다.
대상 작물은 아열대 망고, 패션프루트, 파파야, 용과, 만감류(한라봉) 등 5종이다. 작물별 생육 최저온도를 기준으로 난방이 필요한 기간을 설정하고 지역별 기후 조건을 반영해 연간 난방 에너지 소요량을 산출한다. 등유와 전기 사용량은 물론, 에너지 사용에 따른 탄소배출량까지 함께 제시한다.
농가는 재배 전 단계에서 난방 부담을 가늠할 수 있다.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누리집에서 농장 주소를 입력하거나 지도에서 위치를 선택한 뒤 작물과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 연대를 고르면 된다. 결과는 필지 단위로 제공된다.
예컨대 전북 전주에서 10아르(a) 규모로 아열대 망고를 재배할 경우 평년 기준 연간 등유 1만3426리터(L), 전기 11만6539킬로와트시(kWh)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조건의 세종에서는 등유 1만5554리터, 전기 13만5011킬로와트시로 더 많았다.
이번 분석은 제주 지역에서 널리 활용되는 '08-감귤-1형 내재해형 하우스(10a)'를 표준 시설로 적용했다. 가로·세로 30미터 단위의 고해상도 기후 정보를 활용해 같은 시군 안에서도 난방 소요 차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도 반영했다.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2030년대 이후 남부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난방 소요량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 반면 중부 내륙과 북부 지역은 21세기 후반까지도 연간 1만리터(L) 이상의 난방 에너지 소요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은 이 시스템을 작물 선택과 재배 지역 검토, 시설 투자 판단의 기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난방 에너지와 탄소배출을 함께 제시해 기후변화 대응 농업 정책과 기술 개발 방향 설정에도 참고 자료로 쓸 계획이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기후변화로 아열대 과수 재배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난방 에너지 소요량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했다”며 “농가의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고 에너지 사용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