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울린 오노…김길리 넘어뜨린 美 선수에 “너무 서둘러” 쓴소리

김길리가 넘어진 커린 스토더드와 충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길리가 넘어진 커린 스토더드와 충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쇼트트랙의 '전설' 아폴로 안톤 오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혼성 계주 준결선에서 잇따라 넘어지며 논란의 중심에 선 코린 스토더드(미국)를 향해 “너무 서둘렀다”고 지적했다.

오노는 11일(한국시간) 야후 스포츠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 챔피언이라도 올림픽 무대에 서면 기대와 압박이 훨씬 커진다”며 “스토더드는 너무 이른 시점에 밀어붙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혼성 2000m 계주 준결선에서 한국은 미국, 벨기에, 캐나다와 결선 진출을 다퉜다. 경기 도중 선두권을 형성하던 스토더드가 갑작스럽게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김길리까지 함께 쓰러졌다. 한국은 3위로 경기를 마쳐 상위 2개 팀에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얻지 못했다. 당시 한국의 순위가 구제 대상이 아닌 3위였던 탓에 별도의 판정 구제도 받지 못했다.

스토더드는 이날 여자 500m 예선과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승, 준결승까지 하루 동안 세 차례나 넘어지는 부진을 겪었다. 오노는 “같은 날 연이어 넘어지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며 “이제는 통제할 수 없는 요소를 내려놓고 심리 상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빙질 역시 변수로 지목했다. 오노는 “올림픽 기간에는 조명, 행사, 관중 열기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평소와 다른 얼음 상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빙질은 쇼트트랙 경기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분석을 내놨다. 그는 “스토더드는 오른팔을 크게 휘두르는 동작으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는 선수”라면서도 “스윙이 과해지면 상체가 흔들리면서 몸이 회전하고, 그 과정에서 균형을 잃을 수 있다”고 짚었다.

오노는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 등 총 8개의 메달을 획득한 미국 쇼트트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다만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판정 논란 끝에 김동성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면은 한국 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끝으로 “모든 선수는 같은 얼음 위에서 뛴다”며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