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D램 '수율 80%' 돌파…생산 안정권 진입

10월 8일 촬영한 삼성전자 평택 4공장(P4) 모습. 외관 공사가 마무리 되고 일부 장비 반입을 위한 통로가 확인됐다.
10월 8일 촬영한 삼성전자 평택 4공장(P4) 모습. 외관 공사가 마무리 되고 일부 장비 반입을 위한 통로가 확인됐다.

삼성전자 10나노미터(㎚)급 6세대 D램 '1c' 수율이 80%를 돌파했다. D램 생산의 안정 궤도에 본격 진입한 것으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c D램이 기반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려 시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1c D램 수율 80%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온도가 높은 환경(핫테스트)에서 거둔 최대 수율이다. 지난 4분기께 1c D램 수율은 60~70% 수준이었는데, 이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수율은 전체 생산 제품 중 양품 비중을 뜻한다. 80% 수율은 D램을 100개 생산한다면 이 중 80개가 양품이라는 의미다.

수율이 높아야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제품도 많아져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통상 D램의 안정적 수율은 80~90%로 본다. 이 수준에 도달해야 D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5월 경에는 1c D램 수율이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높은 수율을 토대로 반도체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D램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안정적 수율을 앞세워 마진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1c D램을 근간으로 만드는 'HBM4' 수율도 개선됐다. 현재 삼성전자 HBM4 수율은 60%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50% 수준이었다.

1c D램은 삼성전자의 전략 제품이다. 11~12㎚ 회로 선폭을 가진 D램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진두지휘해 설계 개선을 단행한 바 있다. D램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D램을 쌓아 만드는 HBM 역량까지 한 번에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이번 수율은 그 성과가 가시화한 대표 사례다.

삼성전자는 1c D램 생산능력(캐퍼)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웨이퍼 기준 월 6만장 수준이었던 1c D램 생산능력을 올 하반기까지 월 20만장으로 늘릴 방침이다. 기존 D램 라인을 1c 라인으로 전환하고 평택 4공장(P4) 중심으로 증설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제27회 반도체대전에서 참관객이 삼성전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지난 10월 열린 제27회 반도체대전에서 참관객이 삼성전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는 궁극적으로 수율과 생산능력을 앞세워 D램과 HBM 시장 경쟁 우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재 SK하이닉스 HBM4는 이전 세대인 1b D램을 토대로 제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한 세대 앞선 D램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마이크론이 1c D램에 해당하는 1감마(γ)로 HBM4를 만들지만 생산능력은 삼성전자에 크게 밀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D램뿐만 아니라 HBM 시장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해 1c D램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 중”이라며 “경쟁사 대비 앞선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앞세워 대대적인 시장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1c D램

10나노미터(㎚) 대 회로 선폭을 가진 D램 중 가장 최신 제품.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얇을수록 집적도가 높아져 성능과 전력 효율이 개선된다. 10㎚대는 1세대인 1x부터 1y(2세대), 1z(3세대), 1a(4세대), 1b(5세대), 1c(6세대) 순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메모리 제조사가 양산하는 D램 중 가장 최신인 1c D램의 회로선폭은 11~12㎚ 수준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