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 美관세 리스크 공동대응 체계 가동

미국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판결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미국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판결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와 기업이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공동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다른 법적 수단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선제 조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3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 아래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균형과 대미 수출여건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우호적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주말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위법·무효로 판단하자, 곧바로 부처 긴급대책회의와 당정청 회의를 갖고 우리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5일(한국시간)부터 전면관세(글로벌관세) 15%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 커진 셈이다. 김 장관도 “미국의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부과될 경우 우리 기업의 상대적 경쟁 여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함께 301조 조사 방침 등 후속 조치도 예고한 상태다. 관세 압박 수단이 다층화되며 통상 환경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이날 민관합동 대책회의에는 경제단체와 주요 업종별 협회, 유관기관, 관계부처가 참석했다. 산업계는 수출계약·가격협상·물류일정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 장관은 “수출 여건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관세 환급 등 제도 변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적기에 정보가 제공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회 보고를 통해 “미국이 다른 법적 근거로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어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대응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혼재할 수 있다”며 “기존 한미 합의 범위 내에서 국익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근거 상호관세가 무효화되더라도 무역법 122조에 따른 한시적 글로벌 관세 부과나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관세, 관세법 338조 등 다른 법률을 통한 관세 부과 가능성 등을 염두한 발언이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기본 관세율이 0%인 품목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경쟁국 대비 상대적 여건이 나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대미 투자와 관련 “(국회의) 대미투자 특별법 입법이 지연될 경우 미국 측이 합의 이행에 대한 오해를 가질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입법 절차 진행 여부를 미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