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지식재산(IP)을 복원·리마스터한 작품들이 흥행 성과를 내면서 '레거시 IP'가 게임 시장 구원투수로 부상했다.
23일 PC방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리니지 클래식'은 9.9% 점유율로 '리그오브레전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앞서 20일 2위에 안착한 이후 주말 동안 순위가 유지됐다.
리니지 클래식은 1998년 출시된 '리니지'의 2000년대 초반 버전을 사실상 그대로 복원한 작품이다. 원작을 즐겨던 수많은 '린저씨'들의 향수를 되살리며 유료 서비스 전환 이후 일주일 만에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월 정액제와 한도형 소액 상품 중심 구조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이용자가 복귀한 셈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디아블로2 레저렉션' 역시 최근 추가 다운로드콘텐츠(DLC) '악마술사의 군림'을 선보였다. 25년 만에 신규 직업을 추가하고 편의성 패치를 대거 반영, 한때 PC방을 점령했던 디아 세대를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그래픽은 현대적으로 다듬었지만, 핵심 전투 구조와 아이템 파밍의 재미는 유지했다는 평가다.

레거시 IP 부상은 국내 게임 주 소비층과 여가지형의 변화, 신규 IP 리스크 확대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 70%까지 올랐던 국내 게임 이용률은 최근 50.2%로 급락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TV·영화 등 감상형 콘텐츠 소비가 86%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며 게임이 차지하던 시간을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PC 게임에 연간 10만원 이상 지출하는 비율 또한 30대 34.9%, 40대 38.6%로 10대(18.1%), 20대(2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소액결제에서도 30·40대의 지출 비중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작품에 기대는 전략이 산업의 혁신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현재 최근 흥행한 레거시 작품 전략은 단순 복제를 넘어 '재설계'에 가깝다는 평가다.
게임사 관계자는 “원작의 핵심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UI, 서버 환경, 편의성을 더해 접근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라며 “레거시 IP가 축소되는 게임 이용자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코어 게이머를 재집결시키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