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전략산업 세액공제 확대…콘텐츠·관세 제도도 손질

김병철 재정경제부 조세총괄정책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세재개편 후속 시행규책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철 재정경제부 조세총괄정책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세재개편 후속 시행규책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첨단 전략산업 투자와 안전시설 확충, 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세제 지원을 확대한다. 미래 신산업의 상용화 투자를 촉진하고 산업현장 안전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조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재정경제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세제 개편 후속 시행규칙 개정안을 27일 발표했다.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부처협의, 법제처 심사를 거쳐 3월 중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먼저 통합투자세액공제와 관련해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을 기존 8개 분야 61개에서 64개로 확대한다. 기술 개발 단계뿐 아니라 제조·상용화 단계 투자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분야에는 차세대 다중칩모듈(MCM) 관련 신소재·부품 제조설비가 새로 포함된다. 에너지효율 향상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은 패키징 단계까지 인정 범위를 넓혔다. 미래형 운송·이동 분야에는 친환경 첨단 선박의 운송·추진 기술 설계·제조시설과 디지털 설계·생산운영 기술 실증시설이 추가됐다.

신성장 사업화시설도 14개 분야 187개에서 193개로 늘어난다. 동물용 의약품 후보물질 개발·제조시설, 고규소 저철손 전기강판 제조시설, MLCC용 초미세 니켈 나노분말 및 나노 페이스트 제조시설, 저탄소 태양광 모듈 제조 및 발전시설 등이 새로 포함된다. 적용 시기는 올해 1월 1일 이후 투자분부터다.

안전시설에 대한 세액공제 범위도 확대된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 안전·보건조치 시설에 더해 건설공사수급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배달종사자 보호시설이 포함된다. 스마트 안전관제시설, 산업재해 예방 목적의 드론·무인운반 협동로봇, 비상대피용 슬라이딩 도어, 자연재해 예방용 방파호안, 추락방지 구조물 등이 추가됐다.

재정경제부는 “그동안은 법령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설 중심으로 공제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까지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의무 이행을 넘어 적극적 안전투자를 유도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웹툰 제작비용 세액공제 세부요건을 규정했다. 공제대상자는 웹툰 콘텐츠의 실질적인 제작자로, 유통만 담당하는 플랫폼은 제외된다. 인건비·프로그램비·편집비 등은 공제 대상이며 광고·홍보비와 업무추진비 등은 제외한다.

농업 분야에서는 면세유 공급대상 농업기계에 농업용 지게차를 추가해 영농비용 부담을 완화한다.

관세 분야에서는 희귀난치성 질환자가 신청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수입을 대행하는 자가치료 의약품과, 식약처장이 긴급 도입 필요성을 인정한 의약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기존 12종에 한정됐던 면세 대상을 확대해 환자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다.

아울러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지분이나 처분권을 확보한 핵심광물을 수입하는 경우에도 관세를 면제한다. 면세 한도는 지분 물량과 처분권 물량을 합산하되, 처분권 물량은 지분 물량의 2배 이내로 제한된다.

여객기 결항이나 출국 취소 등 불가피한 사유로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해외로 반출하지 못한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국내 반입 시에도 관세를 면제해 주는 규정도 마련됐다.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인 800달러 이하 물품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국내 반입을 허용하도록 했다.

다만 판단 기준은 '총액'이 아니라 '물품 단위'다. 예를 들어 여러 개를 구입했더라도 각각의 물품 가격이 800달러 이하이면 그 범위 내에서 선택해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반면 하나의 물품 가격이 800달러를 초과하면 해당 물품은 전량 회수 대상이 된다.

국제조세 분야에서는 글로벌최저한세 체계에 맞춰 외국에서 납부한 세액의 공제 계산 방식을 구체화했다. 해외 특수관계인 거래와 관련해 이중과세를 주장할 경우 이를 입증할 서류 제출 의무는 강화했다.

재정경제부는 “첨단 전략산업과 안전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글로벌 조세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정비”라며 “기업 투자 촉진과 납세자 편의 제고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