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컴퓨팅 시장 30년을 걸어온 테라텍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단순히 HPC 및 AI 서버를 공급하는 회사를 넘어, 고객의 업무와 서비스에 맞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모델을 설계하고 운영까지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로 변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영삼 테라텍 대표는 AI 인프라의 경쟁력이 더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펙에 있지 않다고 했다. 설계·운영·확장, 즉 전 주기 역량이 성패를 가르는 시대라는 판단에서다.

공 대표는 “30주년은 과거를 기념하는 시점이기보다, 앞으로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는 출발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제는 단순한 서버 공급을 넘어, 고객의 AI 전략과 운영을 함께 설계하는 기업으로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공 대표는 국내 컴퓨팅 산업이 '도입'부터 '자립'과 '운영 경험' 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함께 했다.
그는 컴퓨팅 산업 관점에서 AI 시대는 과거 변화의 시대와 다른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변화가 정보기술(IT) 인프라의 효율화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의 AI 시대는 산업 구조와 서비스 모델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또 하나의 차이는 변화의 속도다. 기술과 모델, 운영 방식이 몇 달 단위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프라 구조와 전략도 함께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공 대표는 “AI는 도입보다 운영과 확장이 더 중요하며, 인프라 설계 역량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테라텍은 2026년을 단순한 AI 서버 공급사에서 벗어나 'AIDC 모델을 함께 설계하고 제공하는 회사'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AI 인프라 시장이 GPU 성능과 스펙 경쟁에 집중해 왔다면 최근 고객은 스펙이 아니라 전략을 묻는 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래서 테라텍은 서버 판매를 기반으로 하되, 도입 전 컨설팅부터 운영 모델, 확장 전략까지 포함한 AIDC 체계를 함께 제공하려 한다. 단순히 장비 납품을 넘어서, 고객이 AI를 제대로 도입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전략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회사로 역할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AI 인프라의 초기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첫 설계가 전체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에서다. 워크로드 특성, 데이터 흐름, 향후 확장 계획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도입 이후 재설계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GPU 수량이나 모델 성능만을 기준으로 구축했다가 스토리지나 네트워크 구조를 다시 손보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AI 환경에서는 작은 설계 선택이 운영 비용과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습과 추론을 체계 없이 운영하면 자원 효율이 떨어지고, 데이터 이동 경로를 고려하지 않으면 병목이 발생한다.
공 대표는 “이로 인해 도입 전 단계에서 성장 방향과 운영 시나리오를 검증하는 컨설팅 과정이 필수”라고 했다. 이를 위해 테라텍은 올해부터 테라텍 AIDC 레퍼런스 아키텍처 수립, 트레이닝·추론·HPC+AI 유형별 설계 모델 정의, 도입 전 사전 진단 컨설팅 체계화, 현장검증(POC) 기반 실증 및 검증 환경 운영, 그리고 AIDC 핵심 KPI 정의와 표준화를 본격 추진한다.
향후 1~3년 안에 AI 데이터센터 운영 지표 표준화와 업종별 레퍼런스 모델 구축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 제조, 연구기관 등 산업군별 워크로드 특성을 반영한 운영 모델을 정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고객이 '이 구조로 가면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 기준과 운영 기준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100년 기업으로서 남다른 목표도 제시했다.
공 대표는 “AI 인프라는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자산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최적화되어야 진짜 가치가 만들어진다”면서 “궁극적으로 고객이 AI 인프라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 믿고 맡길 수 있는 AIDC 파트너가 되는 것이 100년을 바라보는 기업, 테라텍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