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美 투자사, '301조 조사' 청원 철회…USTR “韓 비차별적 조사 촉구”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조사해 달라며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제기했던 무역법 301조 조사 청원을 철회했다.

쿠팡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쿠팡에 취한 조치와 관련해 제기했던 301조 청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USTR이 불공정 무역 관행과 관련해 보다 광범위한 301조 조사에 나설 의지를 밝힌 만큼, 단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청원은 중복될 수 있다고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 투자사는 지난 1월 22일 한국 정부가 제한적인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을 구실로 범정부 차원에서 쿠팡을 공격하고 있다며 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를 요청했다.

투자사들은 이날 “이 문제는 이제 미국과 한국 정부 간의 의미 있는 협의를 촉발했으며, (미국) 의원들의 지속적인 우려를 불러일으켜 한국 정부의 시정 조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하원 법사위 회의장에 비공개 증언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하원 법사위 회의장에 비공개 증언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USTR은 지난 3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률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외국의 조치를 시정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투자사들은 “USTR이 미국 기술 기업과 그들의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차별을 포함해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이런 노력을 고려할 때 단일 기업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인 청원을 추진하는 것은 중복될 것이므로 이를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USTR 관계자도 관련 질의에 대해 “쿠팡의 여러 미국 투자사가 USTR에 제출했던 301조 조사 청원을 철회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USTR은 미국 디지털 서비스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최근 약속을 이행하도록 한국에 계속 촉구할 것”이라면서 “쿠팡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조사도 비차별적 방식으로 이뤄지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사들은 청원 철회와 별개로 한국 정부에 대한 법적 대응은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한국 정부에 대한 우리의 잠재적 조치는 독립적으로 계속 진행된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 투자사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와 대응을 두고 투자사들은 '차별적 조치'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 의회도 관련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