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청년 울리는 다주택 규제 구멍

[ET톡]청년 울리는 다주택 규제 구멍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규제를 강화했다. 다주택자 세금 회피 경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정책 빈틈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확산하고 있는 '코리빙(co-living)'의 철수다.

코리빙은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거주할 수 있는 주거 형태를 의미한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 속에서 청년층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코리빙 입주자의 80%가량은 2030 세대다. 최근 신혼부부까지 유입되는 등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세제다. 코리빙 사업은 대부분 법인이 펀드를 조성해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거용 건물을 매입해 운영한다. 임대사업 목적의 법인이 보유한 주택이기에 종부세 합산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10·15 대책 이후 코리빙 또한 일반 다주택자와 동일하게 과세 대상이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투기과열지구(서울 전역)에서는 특례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여러 세대를 운영하는 임대사업자도 개인이 다주택을 보유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세금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경우 사업 수익 대부분이 세금으로 상쇄된다. 업계는 금융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수익이 종부세로 부과되면 사업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철수를 고려 중이다.

정책 취지는 분명하다.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를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새로운 주거 모델까지 동일한 잣대로 묶어버리면 청년은 다시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를 전전해야 한다. 신혼부부는 외곽으로 밀려나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진다.

다주택자 규제는 필요하지만 정책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해야 하는지는 세심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규제가 투박하면 건전한 시장까지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다주택의 목적이 투기인지 주거 공급인지 구분하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