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의 나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 질문은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풀지 못한 대표적인 미스터리 중 하나예요.
3월 초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와 독일 라이프니츠 대기 물리 연구소(AIP) 연구팀이 우리 은하의 아주 오래된 별들을 이용해 우주의 나이를 추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어요.
연구팀은 태양계를 포함하고 있는 우리 은하의 나이가 약 136억 년이라는 결과를 얻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주의 최소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를 제시했습니다.
왜 우주의 나이를 두고 논쟁이 있을까?
현재 과학자들은 '허블 긴장(Hubble tension)'이라고 불리는 문제를 두고 의견이 나뉘고 있어요.
이 문제는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데서 시작돼요.
이때 기준이 되는 값이 '허블 상수(Hubble constant)'예요.
같은 우주를 관측하더라도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 값이 다르게 계산됩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우주의 나이까지 다르게 추정되게 만들어요.
세페이드 변광성이나 초신성처럼 우리와 가까운 천체를 이용하면 우주가 더 빠르게 팽창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우주의 나이는 약 130억 년 정도로 계산돼요.
반대로 빅뱅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를 이용하면 팽창 속도가 더 느리게 나오고, 우주의 나이는 약 140억 년으로 추정되죠.
이처럼 측정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현상을 '허블 긴장'이라고 합니다.

별의 나이로 우주의 나이를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바로 “우주는 그 안에 있는 별보다 더 젊을 수 없다”는 원리예요.
우리 은하에서 가장 오래된 별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우주의 최소 나이도 함께 알 수 있다는 뜻이죠.
이 방법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직접 측정하는 대신, 별의 나이를 이용해 우주의 나이를 추정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입니다.
어떻게 별의 나이를 측정했을까요?
연구팀은 AIP에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어요.
이 자료에는 우리 은하에 있는 20만 개 이상의 별 나이 정보가 담겨 있어요.
또한 유럽우주기구(ESA)의 가이아 임무(Gaia mission) 데이터를 활용해 별까지의 거리와 스펙트럼(빛의 성질)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했죠.
이 정보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별의 성질을 이전보다 훨씬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었답니다.
가장 오래된 별만 골라냈다
연구팀은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쓰기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선택하는 데 집중했어요.
신뢰도가 낮은 별은 제외하고 정말 오래됐다고 판단되는 별만 선별했죠.
그 결과 약 100개의 '고대 별'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고, '스타호스(StarHorse)'라는 계산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나이를 정밀하게 계산했어요.
연구를 이끈 엘레나 토마세티 연구원은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결합하면 우주의 근본적인 질문에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또 크리스티나 키아피니 박사는 “가이아 임무 덕분에 우리 은하가 하나의 '우주 실험실'처럼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어요.
과학자들은 앞으로 가이아 임무의 추가 데이터가 공개되면 별의 나이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답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