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가 올해도 성 패트릭의 날(3월 17일)을 맞아 시카고 강을 초록색으로 물들였다.
생 패트릭의 날은 가톨릭 전례력으로 성 파트리치오를 기념하는 축일이다. 성 파트리치오가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이기 때문에, 아일랜드계가 다수 거주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여러 도시에서 기념 행사가 열린다. 성 패트릭이 삼위일체 교리를 설명할 때 사용된 세 잎 클로버에서 영감을 받아, 초록색이 그의 상징이 됐다.
시카고 역시 매년 성 패트릭의 날 행사가 열리는 지역이다. 특히 매년 지역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시카고강에 염료를 쏟아부어 일주일 동안 강을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NPR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행사는 1962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시카고시는 강 정화 작업을 위해 불법 폐수 방출 지점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때 배관공들이 사용한 형광 초록색 추적용 염료가 강물을 선명하게 물들이는 것에 착안해 축제와 연결 짓게 됐다.
당시 리처드 J. 데일리 전 시장은 미시간 호수를 물들이려고 했으나, 배관공 노조 측 제안으로 이보다 규모가 작은 시카고 강을 제안하면서 지금의 볼거리가 탄생하게 됐다.
초기에는 석유 기반의 염료가 사용됐는데, 현재는 식품 등급 분말로 바뀌게 됐다. 주황색 염료이지만 강에 풀게 되면 물이 초록으로 바뀐다. 정확한 성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카고 광역 상수도 관리국은 “정확한 성분은 극비 사항이지만, 연구 결과 수질이나 수생 생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환경 보호단체는 염료의 정확한 성분이 공개되지 않아 생태계에 실제로 해가 없는지를 파악하기 어렵고, 행사가 다른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마가렛 프리즈비 '시카고 강 친구들' 전무이사는 “시카고 강을 녹색으로 물들이는 것은 누구든 원하는 대로 강을 다룰 수 있다는 인식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땅과 수로를 보호해야 할 때이며, 우리의 전통 또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