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지금 'AI하고' 있습니까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축제 분위기다. 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과 글로벌 컨퍼런스 'GTC 2026'에서 만나 농을 주고받는다. 같은 날 AMD의 리사 수 CEO는 서울로 날아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났다. 두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도 함박웃음이다.

AI 기술 발전 속도는 괄목상대다. 한계로 지적됐던 환각현상은 줄어들었고 실시간성 정보를 반영하는 시점도 앞당겨졌다. 피지컬 AI가 활용된 '올라프' 캐릭터 로봇이 디즈니랜드에서 곧 등판한다. 껍데기만 로봇이었던 소품이 아니라 사람과 대화하고 행동으로 소통하는 진짜 영화 속 로봇이다.

정작 산업 현장에서 받는 인상은 다르다. 생산자도 소비자도 AI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 AI에 밀려 일자리를 잃기 싫다는 러다이트적 인식 탓이 아니다. 디지털 디바이드(격차)처럼 세대 간에 나타난 AI 디바이드가 주된 원인이다.

중소기업 괴담 중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부하직원이 엑셀을 활용해 데이터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자 상사가 '일을 편하게만 하려고 한다'며 혼냈다는 이야기다. AI를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려 하면 많은 기업이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상사는 부하직원 모니터에 챗GPT나 제미나이가 보이면 '또 AI나 돌리냐'라고 비꼰다. 반대로 AI 만능주의 상사도 있다. 'AI로 다 할 수 있잖아'라며 업무량을 무한대로 늘린다. 직원은 AI를 활용해 업무를 일찍 끝냈더라도 보고하지 않는다. 수작업으로 할 때 걸린 시간만큼 기다린 후, AI를 쓰지 않은 척한다. 이 모든 환경이 대한민국의 AI 전환을 늦추고 있다.


'AI가 묻었다'라는 흔적만으로 질색하는 보수적 인식이 문제다. 조직을 이끄는 CEO, 리더일수록 AI를 사용하고 공부해야 한다. AI로 좋은 결과물을 낸 조직원은 더욱 칭찬하고 격려해 줘야 한다. 세계 AI 산업을 좌우한다는 나라에서, AI에 대한 인식은 후진국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ET톡]지금 'AI하고' 있습니까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