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고용유연성, 노동자 희생 전제 접근 안 돼…채용시 ±10% 평균 연봉은 공개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고용유연성 논쟁과 관련해 노동자 희생을 전제로 한 접근은 옳지 않다며 사회안전망 강화를 전제로 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채용 공고에서 연봉을 비공개로 하는 관행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1기 출범을 맞아 주재한 정책 토론회에서 “기업이 원하는 고용유연성을 노동자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측은 고용 경직성을 문제로 보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해고는 곧 생존의 위기'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규직은 지위를 잃는 순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고, 기업은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해법으로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제시했다. 해고는 죽음이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환경, 즉 충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계가 고용유연성을 일부 수용하는 대신 기업은 그에 따른 이익의 일부를 사회안전망 강화 비용으로 부담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사회적 타협을 통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채용 공고의 임금 비공개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한다스리 국제의료재단노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수많은 채용 공고에서 임금에 대한 부분이 '회사 내규에 따름', '면접 후 협의'로 표기돼 지원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용 공고 시 임금 명시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기업 채용 공고에서 임금 정보는 필수 기재 항목이 아니다. '연봉 협의'나 '회사 내규에 따름' 등의 표현을 사용해도 법 위반은 아닌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주 일리 있는 말”이라며 “채용하는데 월급을 얼마 줄지 안 가르쳐 주는 건 정말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상하 10%를 벗어나지 않는 평균 정도로는 공개가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관련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요청에 김 장관은 “현재는 채용 공고 시 연봉 수준을 대략 제시하고 세전·세후 기준 등을 안내하고 있다”면서도 “기업별 교섭 구조와 영업비밀 문제 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자동차 정비 노동자로 취업할 때 현대차·기아차 등 기업과 관계없이 산업별 임금 수준이 공시된다”고 소개했다.

김 장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라며 “정부가 임금 정보를 취합해 산업별 표준 임금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 협상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이 '이 정도 일을 하면 이 정도 대가는 받겠구나'라고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