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사태에 따른 물류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올해 2분기 수출이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다수 업종이 부진을 겪겠지만, 압도적인 호조를 보이는 반도체가 전체 수출 성장세를 견인하는 양상이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24일 발표한 '2026년 2/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EBSI는 106.6을 기록해 3분기 연속 기준선(100)을 상회했다.
품목별로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성능 제품 수요가 폭발한 반도체(191.4)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공급자 우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국제 유가가 오르며 단가 강세를 보인 석유제품(102.9)과 무선통신기기(104.1) 등 3개 품목만 100을 넘겼다.
반면 나머지 12개 주력 품목은 수출 여건 악화가 예상됐다. 가전(51.3)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 심화 및 관세 부담으로 부진이 전망되며, 플라스틱·고무·가죽 제품(58.4) 역시 중동산 납사 수급 차질 여파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전체 수출 기업들은 2분기 최대 경영 애로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21.8%)'과 '물류비용 상승(20.1%)'을 꼽으며 전 업종에 걸친 위기감을 드러냈다.
다만 반도체와 선박, 석유제품의 긍정적 전망 덕분에 전체 수출단가(121.9)와 수출채산성(119.1) 등 수익성 지표는 직전 분기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관재 KITA 수석연구원은 “중동 사태발 물류 차질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수출 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수출 개선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해 피해 기업에 대한 물류비 지원과 취약 공급망 조달 안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