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바람의 나라'가 서비스 30주년을 맞았다. 넥슨이 1996년 한국IBM과 공동 개발해 PC통신 '천리안'을 통해 상용화된 이 게임은 국내 최초 2차원 그래픽 머드(MUD)로, 오늘날 MMORPG의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텍스트 중심이던 기존 머드에서 벗어나 그래픽과 멀티미디어 요소를 결합하고, 약 1000명 동시 접속 환경을 구현하며 네트워크 기반 다중접속 게임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6일 30주년을 맞이한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천리안·유니텔을 시작으로 나우누리·하이텔 등 주요 PC통신망으로 빠르게 확장됐다. 초기 보도를 살펴보면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 실리콘밸리 거점 구축 계획이 언급될 만큼 글로벌 전략도 병행됐다.
상업적 성과 역시 의미 있었다. 서비스 첫해 월 매출은 200만~300만원 수준이었지만, 1998년 유료화 전환 이후 이용자가 약 8만명 규모로 늘고 월 매출도 7000만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1999년에는 하루 평균 동시접속자 1000명을 돌파하며 당시 온라인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인 흥행 성과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를 지속 업데이트하는 '라이브 서비스' 개념이 정착됐다.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온라인 게임은 완성이라는 개념이 없고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서비스”라고 밝힌 점은 이후 산업 전반의 운영 철학으로 자리잡았다.
성과는 공식 평가로도 이어졌다. 바람의 나라는 1998년 2월 문화체육부와 전자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달의 우수게임'에 선정되며 온라인게임 최초 수상 기록을 남겼다. 이를 계기로 온라인게임이 독립적인 산업으로 자리 잡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글로벌 확장도 이어졌다. 2000년 일본 법인 설립과 함께 현지 서비스를 시작했고, 북미·유럽 등지에서도 이용자를 확보했다. 고구려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동양적 콘텐츠는 해외 이용자에게도 신선한 경험으로 받아들여지며 '문화 수출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2005년 무료 서비스 전환 이후에는 최고 동시접속자 13만명을 기록하며 장수 게임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30주년을 맞은 현재도 신규 지역 '신라', 신규 직업 '흑화랑'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이어가며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