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 연장 인정 안해”…해상봉쇄 지속시 “군사적 대응” 경고

미국과의 첫 종전 협상 당시 이란 대표단. 사진=AP 연합뉴스
미국과의 첫 종전 협상 당시 이란 대표단. 사진=AP 연합뉴스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를 강하게 의심하며, 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휴전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 간 불신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란 국영방송 IRIB은 22일(현지시간) “이란은 미국의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온 반응이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통신도 미국의 해상 봉쇄 유지를 '적대 행위'로 규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매체는 봉쇄가 계속될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 시 무력을 통해 봉쇄를 해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정치권에서도 강경 발언이 이어졌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을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 벌기용 계책”으로 규정하며, 미국의 해상 봉쇄에 군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향후 미·이란 2차 협상이 성사될 경우 이란 대표단을 이끌 유력 인사로 꼽힌다.

갈리바프 의장 역시 “미국은 해상 봉쇄와 휴전 위반을 통해 협상 테이블을 항복 테이블로 만들려 한다”며 “우리는 새로운 카드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적을 믿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와 연계된 매체들도 협상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도, 외교적 접근 자체는 배제하지 않는 이중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되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란의 반응이 단순한 수사적 대응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에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