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과 핀테크 업권이 '대출 중개 수수료'를 두고 맞붙었다. 수수료를 낮춰 2금융권 이용자 금리를 내리겠다는 주장과, 중개수수료와 금리는 별개라는 반박이 맞선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금리 구조의 본질은 건드리지 않은 채 핀테크 플랫폼 매출을 줄여 서민금리를 낮추겠다는 접근에 머물러 있다.
이 과정에서 타격받는 건 중소 핀테크사다. 이미 낮은 마진으로 사업하는데, 수수료가 인하되면 대출이 이뤄질수록 적자다. 저축은행은 잃는 게 없다. 자체 마진을 낮춰 이자를 줄이는 게 아닌, 핀테크 스타트업 매출을 깎아 금융사 비용 구조를 보전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금리가 높은 이유는 플랫폼 수수료가 아니라 차주의 리스크에 있다. 2금융권 차주는 부실 가능성과 신용 비용이 높고 조달비용, 연체율, 자본규제 부담, 운영비가 더해진다. 금리는 이런 복합 변수의 결과다. 플랫폼 수수료 일부를 조정하면 금리 인하로 직결된다는 가정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플랫폼 대환대출 수수료가 높은 수준도 아니다. 저축은행은 1금융권 수수료와 비교를 하는데, 1금융권은 고객들이 직접 찾아오는 구조다. 또 심사 체계가 표준화돼 플랫폼 연동 구조가 단순하다.
반면, 2금융권은 플랫폼을 통해 영업한다. 여기에 금융사별 기준, 상품이 상이해 한도·금리 재산출, 재심사 등 절차가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처리와 개발·운영 비용이 훨씬 많이 발생한다.
핀테크 플랫폼은 중·저신용자가 비대면으로 조건을 비교하고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저축은행도 대면 영업에서 벗어나 고객을 확보해왔다. 중소 핀테크사가 적자로 이탈하면, 고객 접점이 그만큼 줄어든다. 대형 핀테크사도 수익성이 나오지 않으면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손쉬운 가격 통제가 아니라 리스크와 원가를 정면으로 다루는 정직한 정책 설계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