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단일화로 '결집', 정책 경쟁은 '실종'…서울교육감 선거의 딜레마

(사진 왼쪽)윤성호, 정근식 후보자.
(사진 왼쪽)윤성호, 정근식 후보자.

진보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마무리되며 선거 구도는 '정근식 대 윤호상'의 양자 대결로 정리됐지만, 정작 교육 정책 경쟁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는 22~23일 양일간 예비후보 6명을 대상으로 시민 추진위원 투표를 진행했다. 정 전 교육감을 포함한 6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고, 정 전 교육감은 최종 투표율 61.6%를 기록하며 단일화 후보로 확정됐다. 앞서 보수진영 단일화 기구는 여론조사를 통해 윤호상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단일화의 효과는 '진영 결집'에 집중돼 있다. 복수 후보로 분산됐던 지지층을 하나로 묶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중도층과 무관심층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선거 프레임이 정책 경쟁보다 진영 대결 중심으로 짜였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후보자의 공약이 선거 국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진영 간 대결 구도에 가려 실질적인 정책 경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교육기업 관계자는 “정 후보는 진보진영, 윤 후보는 보수진영이란 이미지만 뚜렷할 뿐 어떤 공약을 발표했는지는 찾아봐야 알 수 있다”며 “과연 후보자들이 공약 실현에 대해 의지를 보였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에듀플러스]단일화로 '결집', 정책 경쟁은 '실종'…서울교육감 선거의 딜레마

정 전 교육감은 핵심 공약으로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를 제시했고 이어 △1교실 2교사제 △서·논술형 평가 확대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강화 △교권 보호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윤 후보는 △자녀교육 부담 파격 지원 △돌봄·학교폭력 등 학부모 우려 해결 △실력과 인성 갖춘 학생 배출 △AI 맞춤형 진로·진학 특화프로그램 제공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수업권 보장 등 5대 공약을 내세웠다.

교육시민단체 분석에서도 다수 공약이 교육감 권한을 벗어나 있거나 재원 마련과 실행 로드맵이 부족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개 시민단체 연대는 정 후보의 교육공약에 대해 “다수 과제에서 예산, 권한, 이해관계 조정 등 실행 조건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며 “정책 완결성과 실행 가능성 측면에서 보완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단일화로 선거 구도는 정리됐지만, 정책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을 경우 이번 선거 역시 진영 대결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남은 선거 기간 동안 후보들이 공약을 얼마나 구체화하고 실행 방안을 제시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성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교육계 관계자는 “선거가 진영 대결로 흐르면서 정작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논의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후보들이 공약을 보다 구체화하고 실제 수업과 학교 운영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