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시 논란을 계기로 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소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전한 기술이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는데도 신약 상업화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과하게 반영되는 탓이다. 후속 임상 성과를 파악하고, 개발 신약이 상업성을 충분히 갖췄는지에 초점을 맞춰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상우 아우름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바이오 투자 심리가 과열되며 투자사부터 명확한 정보 없이 관련 포트폴리오를 담고 있다”면서 “냉정히 말해 현재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후보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2000년 현대기술투자에서 국내 첫 바이오 전용 투자 펀드를 결성한 1세대 바이오 전문 투자자다. 당시 펀드에서 크리스탈지노믹스, 바디텍메드, 제넥신 등 15개 이상의 상장사를 배출했다. 현재는 아우름자산운용에서 투자한 인제니아테라퓨틱스가 올해 하반기 상장을 앞뒀다.
지난해 국내 기술수출 20조원 돌파 등 호재에도 윤 대표가 냉정하게 바라본 이유는 약물 전달 기술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 역시 플랫폼 기술을 수출하며 주목 받았다. 이후 바이오 기업이 기술이전 소식을 전하며 투자 심리가 몰렸다.
윤 대표는 “신약 물질 기술이전은 상업화의 첫 단추일 뿐”이라면서 “해당 기술로 신약을 끝까지 개발할지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파마는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가능성을 보이는 일부 물질만 최종 선택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수년 전에 글로벌 빅파마 기술이전 소식을 알렸지만, 현재는 임상 진전이 없는 사례도 여럿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수익성 확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윤 대표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얼마나 수요를 갖췄고, 글로벌 빅파마의 유통 채널을 확보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술이전 등을 내세워 상장한 기업이 5년 후 목표를 달성했는지 살펴보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과감히 퇴출해 자본시장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30년 가까이 바이오 업계를 지켜본 윤 대표는 머지않아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 연구 역량을 쌓은 한인 과학자가 바이오텍을 설립한 사례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초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인제니아테라퓨틱스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미세혈관 내피세포의 'Tie-2 수용체'를 활성화해 손상된 혈관을 복구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2022년에는 글로벌 제약사와 최대 1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윤 대표는 “이러한 바이오텍은 연구 역량에다 미국 주류 연구·산업계와 네트워크를 더해 유망 후보물질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 검증된 바이오텍의 국내 자본시장 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