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해운, 국적선 공동발주…닻 올린 해양 동맹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출범식'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출범식'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우리 해운업과 조선업이 '국적선 공동발주'를 매개로 한 '해양 동맹'의 닻을 올렸다. 해운사와 조선소 간 발주 연계와 전략적 협력을 대폭 강화한 '대한민국 조선·해양클러스터 발전을 위한 국적선 공동발주 선언문'도 발표됐다.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양 부처 장관과 해운협회·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 업계 주요 인사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발족식을 가졌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조선 수주 점유율과 4위의 해운 선복량을 자랑하는 해양 강국이지만, 그간 양 산업 간의 유기적인 발주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 등으로 핵심 에너지 수송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박 건조부터 해상 운송으로 이어지는 독자적인 국가 해상 공급망을 구축해 자원 안보와 산업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도 커졌다.

이날 채택된 공동발주 선언문은 최근 고려해운(1900TEU급 6척)과 HMM(2800TEU급 10척)이 HD현대중공업에 컨테이너선을 공동 발주한 사례를 마중물로 삼는다. 이를 통해 해운사는 경제적인 선가로 선대를 확충하고, 대형 조선소는 물론 중소 조선소와 기자재 업계까지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핵심 자원 수송망도 강화된다. 가스공사와 HD현대, 한화, 삼성 등 조선 3사, 한국해운협회는 'LNG 수송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주요 에너지원인 LNG 운송 체계의 완전한 자립과 안정성 확보에 뜻을 모았다.

이러한 협력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차세대 파도 전략인 '웨이브(W.A.V.E.)'를 가동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격차 기술 확보(W), 폭넓은 산업 연계 동맹(A), 국적 선대 확충 및 국내 조선사 일감 확보(V), 지역 경제 기반의 상생 혁신 생태계 구축(E)을 4대 핵심 축으로 삼아 연말까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출범식'. 산업부 제공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출범식'. 산업부 제공

정부도 측면 지원에 나선다. 산업부와 해수부는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올해 6000억원 규모의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암모니아·전기 추진 등 친환경 선박과 LNG 화물창 국산화 핵심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MASGA)의 범위를 해운과 항만 분야까지 넓혀 나갈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조선과 해운은 개별 산업을 넘어 수요와 기술, 실증과 제도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국가 경제 안보 산업”이라며 “W.A.V.E. 전략을 바탕으로 공동 발주와 미래 선박 기술 개발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도 “해운과 조선은 국가 수출입 물류를 지탱하는 핵심 파트너이자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이번 전략협의회 출범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