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서울·경기 양 지역에서 진보·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 잡음이 이어지며 '반쪽짜리 단일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감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정근식 후보를 최종 단일후보로 선정했다. 이보다 앞서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는 윤호상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를 서울시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한만중 후보가 단일화 수용을 번복했고, 보수 진영에서는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 총장이 독자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여기에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단일화에 불참한 김영배 예비후보는 보수 진영의 재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보수 진영 후보자 난립이 예상되자 4일에는 보수 진영 단일화 기구인 '범보수 교육감후보단일화위원회'(범단추)가 출범했다. 범단추는 “단일화 대열 합류를 촉구하는 최종 방침을 발표했다”며 보수 진영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단일화를 달성한 윤 후보는 재단일화 움직임을 일축했다.
경기도도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경기도교육감 진보 진영 단일화를 주도한 경기교육혁신대는 안민석 후보를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공식 발표했다. 다만 유은혜 후보가 단일화를 두고 “심각한 정황을 서둘러 덮고, 결과 승복만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진보 진영 단일화는 일단락됐다.
![[에듀플러스]진보·보수 모두 '반쪽 단일화'…수도권 교육감 선거 정책 대결 실종](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06/news-p.v1.20260506.b61dd844665347ada01deb9bfe1ff34d_P1.png)
이 같은 단일화 과정의 잡음은 2022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났다. 당시 서울시교육감 진보 진영은 강신만 후보의 자진사퇴 이후 조희연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됐다. 그러나 교육계 일부에서 “경선 등 공개적이고 경쟁적인 절차가 생략됐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박선영, 조영달, 조전혁 후보가 범중도보수 단일화에 나섰지만, 조전혁 후보로 단일화가 확정된 뒤에도 박선영, 조영달 후보와 윤호상 후보가 출마하면서 끝내 단일화가 무산됐다.
경기도교육감은 반대 양상이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임태희 당시 후보가 일찌감치 보수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반면 진보 진영은 김거성, 박효진, 성기선, 송주명, 이종태, 이한복 후보 등 6명이 출마해 단일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까스로 성기선 후보로 단일화했다.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단일화 갈등이 정책 경쟁을 실종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일화 과정에서 경선 방식의 공정성 논란이나 후보 간 불복이 이어지면서 정책 경쟁보다 정치적 셈법에만 관심이 쏠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후보들은 단일화 기구의 대표성 부족이나 여론조사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결과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단일후보라는 명분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 비전과 정책 검증보다 단일화 공방이 선거를 집어삼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단일화는 승리를 위한 전략인 동시에 교육감 선거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정당 표기는 없지만 사실상 진영 대결 구도로 치러지면서 후보들은 선거 때마다 단일화 압박에 직면하고, 유권자 역시 정책보다 '누가 진보·보수 대표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교장은 “AI 교육, 기초학력, 교권 보호처럼 시급한 현안이 많은데도 선거 국면에서는 누가 사퇴하느냐, 누가 단일후보냐만 부각된다”며 “단일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단일화와 불복의 반복이 교육계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